반응 없는 北 향해… 李 ‘다자 논의’ 카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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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수정 2026-08-17 00:41
입력 2026-08-17 00:41

남북미중 ‘4자 채널’ 가능성… 李 “비핵화 대신 핵 고도화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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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과 여야 대표들
李대통령과 여야 대표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김종훈 진보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 논의’를 제안했다. 각종 유화책에도 북한이 반응하지 않는 가운데 대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카드를 던진 것이다. 제안의 성패는 향후 미국 등 주변국의 협조 및 북한의 호응 여부에 달린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경축사에서 “지난해 저는 이 자리에서 북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1년이 지난 오늘, 원칙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밝힌 한반도 평화에 대한 3가지 청사진은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 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 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 공존 등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평화 공존과 관련해 ‘다자 논의’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며 “서로에 대해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정전 체제 종식을 위한 다자 논의 채널이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이 남북이 아닌 종전을 위한 다자 논의를 언급한 건 처음이다. 이는 한국에 적대적인 북한이 대화에 응할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자 논의 당사자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남북 외에 미국과 중국 등 4자 논의 채널이 외교가에서는 주로 언급된다. 통일부도 지난 5일 하반기 업무계획 보고에서 한국·북한·미국·중국 간 4자 대화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비핵화’를 직접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 보유 상황과 이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을 감안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인 안을 구상하진 않았다”면서도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건 남북만이 아니라 주변국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남북이 워낙 대화가 안 되고 있어 다자로 가면 북한이 (대화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은 16일까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노동신문은 1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 축전에 보낸 답전 등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제안한 다자 논의 실현을 위해서는 주변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남북 간에는 북한이 전혀 대화하려 하지 않으니 새로운 형태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라며 “핵심은 한국이 단독으로 해서 될 일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북한이 대화에 응한다면 그 시점은 트럼프 행정부가 여유를 찾을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가 유력해 보인다. 박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 편을 들어 줄 중국과 우호적인 한국 정부가 존재하고, 미국과도 일정 수준 담판이 필요한 만큼 매우 어렵긴 하지만 이런 세팅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백서연 기자
세줄 요약
  • 광복절 경축사서 다자 논의 첫 제안
  • 북한 무반응 속 대화 채널 확대 모색
  • 미국·중국 협조와 북한 호응이 관건
2026-08-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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