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조원 투자·주주환원 확대·성과급 갈등…SK하이닉스 ‘AI 호황 과실’ 배분 시험대

민나리 기자
수정 2026-08-09 23:52
입력 2026-08-09 18:27
해외 생산거점 운영도 재평가
투자·성과에 대한 조율도 과제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Y2에 35조 2000억원, 청주 M17에 19조 1000억원 등 2031년까지 총 54조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용인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D램을, 청주에서는 낸드 생산능력을 확충한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장기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생산 기반을 넓히는 것이다.
과거 메모리 호황기의 증설과 달리 이번에는 중장기 수요를 어느 정도 확인한 상태에서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핵심 전략 고객을 포함해 약 10곳과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쳤다고 밝혔다. 고객과 공급 물량을 미리 협의하면서 향후 수요를 가늠하기 쉬워졌고, 그만큼 대규모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부담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새 생산능력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기존 생산거점의 경쟁력도 다시 살피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가 중국 충칭 낸드 패키징·테스트 공장을 놓고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자문사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패키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현금 창출력이 커지면서 호황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지를 둘러싼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 주당 375원의 분기배당을 결정했고 3분기 중에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근 주가 조정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회사 내에서는 성과급이 쟁점이다. 노사는 지난해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정하고 지급 상한을 없애는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지만, 사측이 올해 PS 일부를 현금 대신 자사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구성원의 반발이 커졌고, 이를 계기로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함께 아우르는 통합노조 설립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지난 5일 문을 연 준비 모임에는 사흘 만에 3500명 이상이 참여했고, 준비위는 8일 노조 설립신청서를 냈다.
민나리 기자
세줄 요약
- 용인·청주에 54조3000억원 투자 결정
- HBM·낸드 증설, 장기공급계약으로 수요 확인
- 배당 확대·성과급 갈등, 과실 배분 시험대
2026-08-10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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