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오만과 새 항로 합의… 호르무즈 통제권 움켜쥐나

조희선 기자
수정 2026-08-07 00:34
입력 2026-08-06 18:11
임시 항로 대부분 이란 영해 지나가
통행 수수료 5~7% 요구… 막판 쟁점
합의 원하는 美, 사실상 통제권 용인
최종 승인 남아 재개방 여부는 미정
호르무즈 해협 연안국인 이란과 오만이 상선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신규 항로에 대해 합의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강화하려는 이란의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과 오만이 상선 항로의 지리적 좌표에 합의했다”며 “주요 고려 사항과 합의점을 담은 양국 공동성명이 현재 최종 검토 및 작성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새 항로는 2~4개월 유지되는 임시 항로이며 추후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내 기존 임시 항로들은 폐쇄되며, 해협을 진출입하는 선박 항로의 상당 부분이 이란의 영해를 통과하게 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합의안에 이란이 페르시아만으로 들어오는 선박의 통제권을 갖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선박에 대한 이란의 역할 범위가 막판 쟁점이라고 전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은 어떤 명목으로든 비용을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이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이란은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 화물 가액의 5~7%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으며, 오만은 3% 수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합의에는 선박 통행료나 수수료는 포함되지 않지만, 이란이 보안·수색 구조 비용 명목으로 받는 것까지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협정이 최종 체결될 경우 이란은 그동안 주장해 온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확보하게 돼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게 된다. 휴전 후 해협 통제권을 둘러싸고 이란과 신경전을 벌여 온 미국은 종전 합의를 재개하기 위해 이란의 요구를 사실상 용인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한 한 소식통은 “어떤 형태로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하는 양보는 이미 이뤄졌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 오만 간 협의에 대한 언급 없이 “이란과 합의하고 싶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다만 합의가 이뤄져도 해협이 즉각 개방되지 않거나 합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번 합의가 해협의 재개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개방은 특정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조건으로 미국의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 등을 언급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 이란 강경파의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아 있어 최종 합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희선 기자
세줄 요약
- 이란·오만, 호르무즈 새 상선 항로 합의
- 새 항로 상당 구간 이란 영해 통과 전망
- 통행료 논의·미국 봉쇄 해제 요구 남아
2026-08-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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