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수비대의 ‘유령 정치’인가?...이란 최고지도자 ‘식물인간설’ 재점화 [밀리터리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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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8-06 13:54
입력 2026-08-06 10:23

대통령 직접 “소통 매우 어려워” 시인… 승계 후 단 한 번도 모습 안 나타나
부친 장례식도 불참… 미·이스라엘 공습 부상 여파 속 ‘은둔 권력’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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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란 여성이 지난달 14일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모살라 대모스크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총을 든 포스터를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테헤란 AP 연합뉴스
한 이란 여성이 지난달 14일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모살라 대모스크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총을 든 포스터를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테헤란 AP 연합뉴스


[밀리터리노트 3줄 요약]
● 이란 대통령이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부상당한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와의 소통 차질을 공식 시인했다.
● 최고지도자가 승계 후 부친 장례식에도 불참하는 등 공식 석상에 전면 은둔하자 ‘식물인간설’ 및 사망 가능성이 다시 떠올랐다.
● 미·이스라엘의 추적과 감청을 피하려는 극단적 보안 행보 속에,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정권을 주무르는 ‘유령 정치’를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최근 새 최고지도자와의 소통에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음을 공식 시인하면서 베일에 싸인 이란 최고지도부의 실체를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승계 이후 단 한 차례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새 지도자를 두고 ‘식물인간설’ 등 중상·사망 가능성까지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이란 대통령 “새로운 최고지도자와의 소통이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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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AP 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AP 연합뉴스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취임 2주년을 맞아 국영방송으로 중계된 대국민 대담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던 당시를 회고하던 중 “현재 새로운 최고지도자와의 소통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직접 털어놓았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새 지도자의 존재 자체가 우리가 이 길을 계속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국가 최고 통치권자와 행정부 수반 간의 소통 마비를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중심에 선 인물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다. 그는 부친을 숨지게 한 당시 공습으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물이나 영상 및 육성 메시지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달 열린 부친의 장례식에마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무성한 소문이 불거졌다.

미·이스라엘 정보당국 “전자기기 완전 중단”… ‘오사마 빈 라덴 방식’ 추적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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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부국(CIA)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중앙정부국(CIA)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현재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이스라엘 모사드(Mossad) 및 8200부대 등 최고 레벨의 정보기관들이 모즈타바의 행방과 생사 여부를 파악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과거 이스라엘 8200부대는 테헤란 시내 폐쇄회로(CC)TV 망을 해킹하거나 전파 감청을 통해 이란 지도부의 동선을 실시간 추적해 왔다.

그러나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최고지도자 승계 이후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 모든 전자기기의 사용을 전면 중단하는 이른바 ‘디지털 음영’ 전략을 취하고 있어 최첨단 사이버 감청망조차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미·이스라엘 정보당국은 통신 감청 대신 인적 정보망(HUMINT·휴민트)을 가동해 테헤란 지하 터널이나 종교도시 곰(Qom) 인근의 지하 군사 벙커를 수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보당국은 그가 외부로 친필 쪽지나 지침을 전달할 때 이용하는 ‘전령’의 동선을 역추적하는 방식을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과거 CIA가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의 전령을 수년간 추적해 아보타바드 은신처를 찾아냈던 공작과 유사한 형태다.

러·중 배후 지원과 ‘은둔 권력’의 고리… “지도자 부재해도 체제 유지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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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일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두 정상은 2001년 체결된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25주년을 기념하고 만장일치로 조약의 연장을 결의했다. 베이징 타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일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두 정상은 2001년 체결된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25주년을 기념하고 만장일치로 조약의 연장을 결의했다. 베이징 타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모즈타바의 이 같은 극단적 은둔 행보 뒤에는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든든한 우방국의 경제적·군사적 지원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러시아는 미·이스라엘의 정밀 타격과 위성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첨단전자전(EW) 재밍 장비와 방첩 노하우를 이란 혁명수비대(IRGC) 측에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즈타바의 은신처가 철저한 정보 음영 지역으로 유지될 수 있는 배경이다.

서방의 고강도 제재에도 중국이 이란산 원유를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금융·물자 생존선을 제공함에 따라 이란 지도부는 국정 최고권자가 직접 전면에 나설 긴급성이 낮아졌다.

러시아와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이스라엘과 타협할 여지가 있는 개혁파 대통령 대신 IRGC가 모즈타바의 이름을 빌려 국가를 통제하는 ‘강경파 대리 통치’ 구도가 중동 내 미국 영향력을 견제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

결국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부상으로 식물인간 또는 사망했더라도, 러·중의 지원을 받는 IRGC가 정권 유지 및 대미 항전 명분을 위해 ‘은둔하는 최고지도자’라는 껍데기 권력을 유지한 채 ‘유령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경근 기자
세줄 요약
  • 대통령, 새 최고지도자와 소통 차질 공식 시인
  • 모즈타바 하메네이 은둔 속 식물인간설 재점화
  • 미·이스라엘, 전령·지하 은신처 추적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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