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도 당황했다… 이스라엘 반(反)기독교 바람, 혈맹 균열 내나 [월드픽]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8-03 17:43
입력 2026-08-03 17:31
세줄 요약
- 예루살렘서 기독교인 향한 침 뱉기·폭언 급증
- 상반기 반기독교 사건 107건, 두 배 이상 증가
- 허커비 대사, 복음주의 비자 문제 직접 중재
[월드픽 3줄 요약]
● 성지 예루살렘서 기독교인 향한 ‘침 뱉기·폭언’ 급증
● 극우 정치인 방조 속에 상반기만 혐오 사건 100건 넘어
● 허커비 美대사, 복음주의 단체 비자 거부에 네타냐후 총리 찾아가 겨우 해결
● 성지 예루살렘서 기독교인 향한 ‘침 뱉기·폭언’ 급증
● 극우 정치인 방조 속에 상반기만 혐오 사건 100건 넘어
● 허커비 美대사, 복음주의 단체 비자 거부에 네타냐후 총리 찾아가 겨우 해결
기독교의 발원지이자 성지인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혐오 행위가 확산하며 외교적·종교적 마찰이 일고 있다. 유대교 극단주의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성직자와 수녀를 향한 몰상식한 폭언과 침 뱉기가 일상화된 가운데 이스라엘 당국의 미온적인 대응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침 뱉는 것은 종교적 의무?”… 폭주하는 반(反)기독교 혐오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예루살렘 구시가지 일대에서 유대교 청년들이 기독교인이나 성당·수도원 등 교회 건물을 향해 침을 뱉고 모욕하는 사례가 과거보다 훨씬 빈번해졌다.
지난 5월 열린 ‘예루살렘의 날’ 행진 당시에는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성당 주변에서만 최소 12건의 침 뱉기 현장이 포착됐다. 일부 유대인 청소년들은 기독교인을 ‘우상숭배자’라고 부르며 모욕했고, 기독교인을 향해 침을 뱉는 행위를 고대로부터 이어진 종교적 의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시온산 가톨릭 베네딕도 수도회의 니코데무스 슈나벨 원장은 현지의 심각한 분위기에 대해 “이제는 나에게 침을 뱉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종교자유데이터센터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발생한 반기독교 사건은 107건으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수도원에 쓰레기를 던지거나 십자가·성모상 등 기독교 상징물을 훼손하는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허커비 美대사도 당황… “네타냐후 총리 직통 부탁으로 비자 해결”
이 같은 이스라엘 내 반기독교 정서는 오랫동안 공고했던 미국과의 혈맹 관계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특히 이스라엘을 무조건 지지해 온 미국 내 최대 정치 기반인 ‘복음주의 개신교계’와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지난해 미국 복음주의 개신교 단체들이 이스라엘 입국 및 체류를 위한 비자 발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허커비 대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스라엘 내무장관을 직접 찾아가 협의했으나 난항을 겪었고 결국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직접 찾아가 부탁한 끝에야 비로소 문제를 겨우 풀 수 있었다. 이 사건은 이스라엘 행정부 깊숙이 자리 잡은 반기독교적 기류와 핵심 동맹조차 배척하는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스라엘 극우 정부의 방조… 양국 관계 균열 우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반기독교 바람의 배후에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들의 묵인과 방조가 있다고 분석했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과거 변호사 시절 “기독교인을 향한 침 뱉기는 유대인의 오래된 관습”이라 주장했다. 그는 장관 취임 후에도 이러한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키웠다.
이스라엘 당국의 방관과 종교적 극단주의 폭주가 계속되면서, 미국 외교가에서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미국·이스라엘 동맹의 정당성을 흔들고 양국 관계에 한층 깊은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와 경고가 커지고 있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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