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초등생 160명 숨졌는데… 아동 인권 회의 연 멜라니아

조희선 기자
수정 2026-03-04 00:48
입력 2026-03-04 00:48
안보리 회의서 “美는 아이 편” 주장
이란 “공습 퍼붓고선 위선적 행위”
중국도 “심각한 인권 침해” 규탄
뉴욕 AFP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한 초등학교에서만 160여명이 사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분쟁 지역의 아동 권리를 주제로 한 회의를 주재했다. 이란 측은 이같은 모습을 ‘위선’이라고 비난했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3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미국을 대표해 뉴욕 유엔본부 안보리 회의장에서 ‘분쟁 속의 아동, 기술, 교육’을 주제로 회의를 주재했다. 유엔에 따르면 현직 국가 지도자의 배우자가 안보리에서 공식 회의를 주재하는 건 처음이다. 백악관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인 지난달 26일 멜라니아 여사의 안보리 회의 참석을 발표한 바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회원국에 아동의 교육권 보장을 촉구했다. 그는 개회사를 통해 “미국은 전 세계 모든 아이와 함께한다”며 “하루빨리 평화가 여러분 곁에 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진 연설에서는 교육이 갈등 예방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측 유엔 대표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공습을 퍼붓는 중 아동을 주제로 한 회의를 소집한 것은 위선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장에서 열린 약식 회견에서 “미국이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바로 첫날 아동 보호에 관한 고위급 회의를 소집한 건 매우 부끄럽고 위선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라바니 대사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첫날인 지난달 28일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 지역에서 발생한 여자 초등학교 폭격 피해로 100여명이 숨진 사실을 언급하며 “학살이자 전쟁 범죄”라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이란 당국은 폭격 피해로 해당 학교에서 총 16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푸총 주유엔 중국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은 채 학교에 대한 공격은 아동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라며 규탄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아동을 해치고 학교를 파괴하는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2026-03-04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멜라니아 여사가 안보리 회의를 주재한 것은 역사상 몇 번째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