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드프랑스 첫날 아수라장 만든 ‘팻말 여성’ 경찰이 붙잡아
임병선 기자
수정 2021-07-01 04:33
입력 2021-07-01 04:28
경찰은 지난 26일 대회 첫날 구간의 결승선이 마련된 랑데르노에서 사고 직후 현장을 벗어났던 문제의 여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프랑스 국적이라고만 밝혔을 뿐 체포된 경위나 그녀의 신원, 그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뉘우치는지 등에 대해서는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도 막을 올린 이번 대회 첫날은 브레스트에서 랑데르노까지 197.8㎞를 달릴 예정이었는데 결승선을 45㎞ 남겨둔 상황에 문제의 일이 일어났다. 청바지에 붉고 흰 줄이 처진 셔츠, 노란 비옷을 걸친 여성이 팻말을 든 채 도로 안에 몸을 들이미는 바람에 무더기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 팻말에는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섞어 ‘할머니 할아버지 가자(Allez Opi-Omi) ’라고 적혀 있었다. 중계 화면에 비쳐 조부모에게 안부를 전하겠다는 것에만 신경을 집중해 카메라 쪽만 바라보고 선수들이 무리 지어 달리는 ‘펠로톤’이 자신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선두 경쟁을 벌이던 토니 마르틴(독일)이 플래카드에 부딪혀 넘어지자 뒤따르던 선수들이 도미노처럼 연달아 쓰러졌다. 대회장은 순식간에 자전거와 선수들이 넘어져 뒤엉키는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관중도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선수들에 휩쓸려 넘어지면서 다쳤다.
펠로톤은 말도 못할 정도로 뒤엉키는 바람에 다시 출발하는 데 5분이나 걸릴 정도였다. 한 선수는 아예 대회 출전 자체를 접어버렸다. 8명의 선수들이 대회 공식 주치의의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형사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면서 “의도적으로 안전 규정을 위반하고 부상을 유발해 3개월에 이르기까지 열심히 훈련한 누군가를 방해했을지 모른다”고 기소하겠다는 이유를 설명했다.
세계 3대 도로 사이클 투어(그랜드 투어) 중 하나로 꼽히는 이 대회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아래 다음달 18일 파리 샹젤리제에 도착할 때까지 약 3주 동안 자전거로 프랑스를 일주하게 된다. 세계 정상급 프로 선수들이 빠른 속도로 질주하며 경쟁하기 때문에 종종 충돌 사고가 일어나고 이따금 관중과 충돌하기도 하지만 이번 사고처럼 철딱서니 없는 관중의 행동 탓에 이렇게 수많은 선수가 한꺼번에 뒤엉키는 대규모 사고가 빚어진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투르 드 프랑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 관중을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피에르 이브 투알 부위원장은 AFP 통신에 “그렇게 나쁘게 행동한 여성을 고소할 것이다. 아주 작은 숫자의 사람이 모두를 망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투르 대회가 성공하기 위해 선수들의 안전을 존중해달라! 사진을 찍는다고, 텔레비전에 나오겠다고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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