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유언/박록삼 논설위원
박록삼 기자
수정 2020-07-07 02:09
입력 2020-07-06 20:14
필부의 유언은 별것 없다. 집은 첫째가 갖고 밭뙈기는 둘째가 가져라, 나는 어디어디에 묻어다오, 보증은 절대 서지 마라, 빚이 얼마 있으니 갚아라 등의 유언을 한다. 유산은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 법에 따라 상속받곤 한다. 또한 형제끼리 우애하며 지내라, 너희 노모 잘 모셔라, 죄짓지 말고 살아라 등 유언은 부모의 마지막 가르침이다.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에 걸친 금과옥조가 되기도 한다.
최근 김대중·이희호 부부의 자식 사이에 유언의 법적 효력 여부를 따지는 다툼이 한창이다. 남의 집안일에 끼어들 이유는 없지만 씁쓸하다. 사회적으로 존경받은 전직 대통령 부부가 자식들에게 남긴 것이 단순한 재산만은 아닐 텐데 말이다. 드높은 이상과 가치는 어디로 간 건지.
youngtan@seoul.co.kr
2020-07-0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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