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엔 산나물·내장산엔 한우…단풍 길 따라 별미 투어

최종필 기자
수정 2018-10-04 21:22
입력 2018-10-04 18:06
구글에서 서울신문 먼저 보기
끔찍하던 여름 폭염이 언제였냐는 듯 훌쩍 지나가면서 이젠 찬바람이 제법 매섭다. 벌써 가을을 알리는 단풍이 가슴속까지 울긋불긋 물을 들인다. 강원 설악산을 시작으로 차차 남향해 이달 말 한라산이 절정을 이룬다. 10월을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큰소리를 치듯 반도 전체를 차례로 훑어 내려간다. 하지만 ‘단풍도 식후경’. 아름다운 자연도 즐기고 그 고장만의 맛깔을 함께 해야 단풍 나들이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색에 빠져들고, 맛에 취하는 단풍여행을 떠나 보자.
●울긋불긋 눈이 즐겁고, 얼큰 담백 입이 행복
전북 정읍시·순창군과 전남 장성군에 걸쳐 ‘호남의 금강’으로 불리는 내장산(신선봉 763m)은 핏빛 단풍을 자랑하는 천혜의 가을 산이다. 굴참나무, 느티나무 등이 기암괴석, 맑은 계류와 어우러져 빚어내는 가을 풍광이 온 산을 비단처럼 수놓는다. 축산업으로 유명한 지역이어서 한우 고기가 품질을 뽐낸다. ‘단풍미인’ 한우는 1+ 이상 등급만 출하해 이미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듬뿍 얻었다. 배합사료 대신 조사료를 많이 먹여 기르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러우면서 고유의 풍미를 선사한다.
정읍시내 쌍화차 거리도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 빼놓을 수 없다. 각종 한약재를 넣어 달인 한방 쌍화차는 피로 회복과 감기 예방 등에 효과를 나타내 단풍을 구경한 후 인기 만점 코스라는 소리를 듣는다.
주변 식당들은 맛으로 탐방객들을 사로잡는다. 단풍나무 수액으로 만든 전통 손두부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버섯전골에 두부를 곁들인 특유의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단풍두부 보쌈정식도 인기 메뉴다. 백양사를 잘 아는 관광객들은 단풍 두부묵과 청국장도 즐겨 찾는다.
장성 특산물인 삼채도 놓치면 후회하기 십상이다. 인삼보다 60배나 많은 사포닌을 함유한 데다 ‘암 잡는 채소’로 알려져 있다. 냄새를 잡는다는 얘기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체내 유독가스를 해독하고 당뇨, 혈액순환 장애 등의 질환을 예방하는 데 그만이다. 삼채오리백숙부터 삼채닭백숙, 삼채닭볶음탕 등 취향에 맞게 삼채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삼채가 알싸한 맛을 풍기며 각종 비린내를 잡아줘 맛을 배가시킨다. 삼채를 넣은 묵은지 김치찜과 삼채매운갈비찜, 삼채비빕밤도 사랑을 듬뿍 받는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월류봉(月留峯·401m)은 흐르는 석천에 발을 드리운 명산이다. 이름 그대로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월류봉 광장에서 반야사까지 굽이쳐 흐르는 석천을 따라 이어지는 둘레길 8.3㎞ 구간은 3시간이면 만끽할 수 있다.
어죽은 개울이나 강물에 그물을 치고 잡은 잡어를 넣고 끓인 걸쭉한 국에 밥을 넣어 푹푹 끓여낸 음식이다.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야채와 파, 마늘, 생강 등 갖은 양념을 버무린다. 얼큰한 국물 맛을 앞세워 애주가들에게도 높은 점수를 얻는다.
충남 공주시 계룡산(천황봉 845m) 자락에 자리한 고찰 갑사(甲寺) 단풍의 백미는 주차장에서 용문폭포까지 이어지는 오리숲길이다. 구간 길이가 오리(2㎞)쯤 된다고 해서 이름을 붙인 길 주변이 온통 단풍나무다. 군데군데 괴목이 뻗어 가을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봄은 공주 마곡사나 동학사, 가을에는 갑사가 아름답다는 유명한 말에서 잘 드러난다. 갑사를 돌아 나오면 만나는 산채비빔밥, 더덕구이, 닭볶음탕 등 먹을거리에 달착지근한 공주 밤막걸리가 발길을 붙잡는다.
해발 1000m를 웃도는 ‘영남 알프스’는 은빛 억새 물결과 붉고 노란 물감을 푼 듯이 산을 물들인 형형색색의 단풍이 눈을 즐겁게 만든다. 산행을 마친 등산객들은 울산시 언양 한우 불고기로 허기를 채운다. 언양 한우 불고기는 양념 불고기와 생고기 두 종류로 즐길 수 있다. 양념 불고기(일명 육수 불고기)와 달리 양념을 조금만 사용해 고기 고유의 맛을 최대한 살린 게 특징이다. 언양 특산물인 소고기를 얇게 썰어 양념하고 나서 석쇠에 구워 먹는다. 일반 양념 불고기와 달리 양념 맛이 적은 반면, 특유의 육질과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생고기는 1등급 최상품만 사용한다. 소금을 뿌린 뒤 숯불에 바로 구워 먹는다. 육즙이 풍부하고 단맛을 낸다. 불고기에 쓰는 한우는 송아지 1~3마리를 낳은 3~4년생 암소 고기를 사용한다.
장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18-10-05 3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HE NEXT : AI 운명 알고리즘 지금, 당신의 운명을 확인하세요 [운세 확인하기]](https://imgmo.seoul.co.kr/img/n24/banner/ban_ai_fortune.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