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받는 장학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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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6-05 00:34
입력 2009-06-05 00:00

지자체장 설립 앞장… 대표 맡고 기부 등 강요

농어촌 지역 일부 자치단체장들이 교육여건 개선의 명분을 내세워 임기 중에 장학재단을 설립한 뒤 재단의 대표까지 맡으면서 사전 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장학재단측은 “원활한 장학기금 조성 및 지급을 위해서는 시장이나 군수가 대표를 맡는 게 낫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내년 6월 지방선거 단체장 출마예상자 등은 “현 단체장이 유권자나 그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합법을 가장한 기부행위로, 명백한 금품 제공 행위이자 사전 선거운동”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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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출마예정자 “사전 운동”

이런 가운데 일부 자치단체장은 지역부호 등을 상대로 강제로 장학재단에 기금을 내도록 해 제3자 뇌물공여 등으로 법정에 서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4일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일부 시·도·군은 열악한 농어촌 교육여건 개선과 주민 인구수 감소를 막는다는 명분 아래 장학법인을 앞다퉈 설립, 모금 및 장학금 지급에 나서고 있다.

경북지역은 23개 자치단체 가운데 경주·문경시, 칠곡군 등 3개 시·군을 제외한 20개 시·군이 장학재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영주·안동·구미시와 울릉·영양군 등 9개 시·군의 장학재단은 지방선거를 불과 1년 6개월 앞둔 지난해 말 출범했다. ‘공익 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겉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20개 장학재단의 기금 조성액은 총 919억원에 이른다.

충북도는 2008년 3월 충북인양성재단을 설립했고, 도내 12개 시·군 중 청주시와 청원군을 제외한 10개 시·군이 장학재단을 만들었다. 충남지역은 16개 시·군 중 14개 시·군이 장학법인을 설립했다.

●육영사업 의미 훼손… 법정다툼도

문제는 이들 장학재단의 대표를 자치단체장들이 맡고 있다는 점이다. 경북은 20곳 가운데 의성군을 제외한 19곳, 충남은 14곳 중 11곳에서 단체장이 재단 대표를 맡고 있다. 강원인재육성재단의 이사장은 강원도 도지사다.

의성군장학회는 2002년 설립 당시 특정정당의 단체장이 대표를 맡을 경우 육영사업의 순수한 의미가 훼손되고, 정치적 시빗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민간인이 대표를 맡도록 했다. 장학재단 대표인 단체장들은 매년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의 시·군비를 기금으로 출연하고 있다. 더 많은 모금을 위해 단체장 명의로 홍보 서한을 보내고 시·군 소식지와 언론을 통해 모금 실적을 홍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현직 단체장들이 장학재단의 대표를 맡아 모금에 앞장서고, 유권자 자녀들에게 선심성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분명한 사전 선거운동”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의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장학재단에 대해 정확한 실태파악을 한 다음 유권해석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09-06-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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