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車 불황의 진실] 경영도 車도 ‘저연비’… 예정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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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11-11 00:00
입력 2008-11-11 00:00

100년 美자동차산업 최대위기 원인은

“한국은 수만대의 한국산 차량을 미국 내에 보내고 있으며, 우리는 고작 4000대에서 5000대를 들여놓고 있다.”(10월15일 당선 전 마지막 토론회에서)“자동차 산업은 미국 경제의 척추이다.”(7일 당선 뒤 첫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일자리 등 수많은 경제적 부대효과를 내는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방어하는 측면이 크다. 자동차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연계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산의 범람이 아니라 미국 자동차 산업 자체의 경쟁력 저하에 있다는 시각이 많다. 자동차 문제가 한·미FTA 재협상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무리한 요구,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봤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자동차산업이 최대 위기에 빠졌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정부 지원이 없다면 내년 상반기에 운영자금이 바닥날지도 모른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이 이처럼 위기에 빠진 데에는 방만한 경영과 퇴직자에 대한 의료보험 및 퇴직보험 등의 과도한 재정적 부담, 시장의 변화를 제때 따라가지 못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자동차 개발에 투자를 등한시해 온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자 인터넷판에서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가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미국 내 현지공장을 세워 어려움을 덜 겪고 있는 일본과 한국, 유럽계 자동차회사들과 비교했다.

노조·생산라인·마케팅 100년된 전략

디트로이트 등 중서부에 중심을 둔 이른바 ‘구식’의 미국 빅3는 노조의 힘이 강력하고, 퇴직자에 대한 지원 부담이 크고, 생산라인과 마케팅 전략이 1900년대 초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력한 노조의 입김으로 탄력적인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점도 들고 있다. 생산하는 자동차 모델수도 너무 많다. 도요타는 미국 현지공장에서 3종류의 자동차를 생산, 판매하는 데 비해 GM은 8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韓·日 고연비 공세에 맥못춰

미국의 빅3는 그동안 휘발유를 많이 소비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트럭 생산, 판매에 집중해오다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일본과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고연비차량들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특히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의 양산으로 고유가의 파고를 넘었다. 전기차의 양산을 위해 필수적인 배터리 기술은 일본이 가장 앞서 있다.

미국의 자동차연구센터(CAR)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빅3에 고용된 인원은 23만 9341명이다. 자동차 부품업체들까지 포함하면 73만 2800명이 자동차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까지 합치면 300만명이 자동차 관련 일로 생활하고 있다. 미국 제조업 근로자의 36%를 차지할 정도로 자동차산업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CAR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미국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미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계속 떨어져 올 상반기 현재 49.0%로 50% 아래로 추락했다.

정부 구제방안에 곱잖은 시선

미국 자동차산업을 구하기 위해 미국산 자동차를 구입할 경우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과 퇴직자에 대한 재정지원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 캘리포니아처럼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정책을 펴 자동차회사들로 하여금 친환경차량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책들이 제기되고 있다.‘대마불사’를 내세워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구하는 자동차업체들의 네탓 논리에 미국 소비자들과 일부 정치인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kmkim@seoul.co.kr
2008-11-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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