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내/오풍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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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7-24 00:00
입력 2008-07-24 00:00
천년 전 영국에서는 아내를 ‘피스 위버(Peace-weaver)라고 불렀다. 평화를 짜 나가는 사람이라는 뜻에서다. 아내의 역할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아내, 엄마, 며느리로서 1인3역을 한다.

그럼에도 우리네 대부분은 그것을 모르고 산다.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더 많다. 여러 사람 앞에서 면박을 주는 이들도 더러 본다. 아주 못난 사람들이다. 친구 부부와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다시 태어나도 지금 남편과 결혼할 것인가.”라는 우문을 던졌다. 친구 부인은 단박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필자 아내는 조금 뜸을 들인 뒤 “아니오.”라며 눈을 흘겼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랄까.



집에 오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실제로 잘해 준 것이 없었다. 지금껏 변변한 선물 하나 챙겨주지 못했다. 물론 그런 것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아내의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이후부턴 아내의 요구에 토를 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사랑도 실천에 달렸다.

오풍연 논설위원
2008-07-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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