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혼·입양 가정 울리는 가족관계 등록부
수정 2008-03-20 00:00
입력 2008-03-20 00:00
새 가족관계 등록부 제도는 개인 중심으로 등록부를 기재하고, 목적별 발급으로 개인정보 보호의 수위를 한층 높였으며, 원하는 경우 성과 본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등 긍정적 변화에 대한 기대를 안고 시행됐다. 그러나 실제 시행 결과 재혼 가정의 경우 가족관계 증명서에 새 남편의 아이들이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제되는가 하면 친권이나 양육권이 없는 자녀들은 기재되는 모순을 낳고 있다. 가족관계를 친부모의 혈통 위주로 작성한 결과다. 입양 아동의 개인증명서에는 ‘버려진 아이’임을 입증하는 기아발견 상세기록이 여과없이 기재된다. 혼인관계 증명서에는 과거의 이혼 경력이 고스란히 누적되어 발급된다.
입양이나 과거의 출산경력, 재혼, 이혼 등 과거가 알려지면 어떠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타인이 알 필요가 없는 정보들이 공개되는 것은 당사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민감한 개인정보가 부당하게 노출되는 것을 시정하기 위해 마련된 가족관계 등록부 제도가 오히려 가정 파괴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분명 시정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새 제도를 다양한 가족의 존중과 포용이라는 당초의 취지를 살리고,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보완할 것을 당부한다.
2008-03-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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