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불만’을 먼저 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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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 기자
수정 2007-11-09 00:00
입력 2007-11-09 00:00
자칫하면 대형참사로 번질 수 있는 방화 사건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우려를 낳고 있다. 방화는 20년 전보다 4.5배, 방화로 인한 사망자는 2.4배 증가하는 등 전기 누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화재 원인이 되고 있다.8일 서울신문이 ‘제45회 소방의 날’을 맞아 최근 20년간 화재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방화는 1987년 775건(사망자 58명)에서 지난해 3414건(사망자 139명)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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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4대 화재 원인 중 방화는 1987년 이후 줄곧 전기 누전과 담배 실화, 불장난에 이어 4위였지만 5년 전부터 급증하면서 지난해에는 전기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20년前보다 4.5배 사망자 2.4배

방화는 화재 발생 건당 사망자 수가 다른 원인에 비해 인명 피해가 커 심각한 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는 다른 화재와 달리 특별한 이유가 없는 ‘묻지마식’으로 저질러져 인명 피해가 특히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방화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해 139명으로 전체 사망자 215명의 65%를 차지해 전기 누전(43명), 담배(17명)보다 크게 많았다. 방화로 인한 부상자도 전제 화재의 34%에 이른다. 방화로 인한 사망자는 24건당 1명으로 전기 화재 사망자 218건당 1명보다 10배가량 더 발생한 셈이다.

소방방재청은 “방화 사건은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범죄로 방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특별경계령을 발령하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 인위적으로 갑자기 발생해 예방에 한계가 있다.”면서 “보다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체 화재 발생 건수는 1987년 6606건에서 2001년 2만 3289건으로 급증하다 감소 추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1만 9697건으로 줄었다.

불만해소 등 사회적 요인이 커

방화의 원인은 정신이상과 가정 불화와 같은 개인적 이유보다는 불만해소 등 사회적 요인이 더욱 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방화 사건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기타 2502건을 제외하고, 불만해소가 48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정불화 173건, 정신이상 87건, 비관 자살 86건, 싸움 85건 등이었다.

특히 사회적인 불만으로 인한 방화는 5년 전 235건에서 지난해 480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 가정불화는 277건에서 173건으로, 정신이상은 118건에서 87건으로 크게 줄었다.

김시업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방화범은 평소에 ‘평범한 이웃’인 경우가 많다.”면서 “사회적 박탈감이 커지면서 절박한 의사 표현이 필요해질 때 방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화의 원인이 정신병보다 사회적 원인이 더욱 많은 만큼 물리적 사회환경을 깨끗이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7-11-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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