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짝/황성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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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7-05-15 00:00
입력 2007-05-15 00:00
학교 다니던 시절의 짝이라면 적어도 12명은 있을 텐데도 지금껏 만나는 짝은 단 한명뿐이다. 그 짝이 2년 전 제주로 내려갔다가 인사발령이 나 얼마 전 수도권으로 전근해 올라왔다. 고교 1학년 짝이라 반갑기 그지없다. 속속들이 꿰뚫고 있어, 표정만 봐도 목소리만 들어도 마음을 읽고 읽히는 처지다. 가족에는 얘기 못하는 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이기도 하다.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15살때부터 서로의 역사를 알 만큼 알고 있으니 “너만 없어져 준다면 부끄러운 과거도 이 세상에서 없어지는데….”라는 농담을 주고받곤 한다.

곰곰이 돌이켜보면 중학교시절에 알던 친구와는 도통 연락이 없다. 기억에도 중학생 3년의 시간은 그다지 남아있지 않다. 집과 학교를 오가는 평범한 생활 말고는 아무리 머릿속을 뒤져봐도 그때의 추억은 별로 없다. 아무 생각없이 살았던 탓이겠거니 추측해보지만 무엇보다 인생의 마디마디를 도드라지게 추억케 하는 깊은 친구가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 그간 뜸했던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해야겠다.

황성기 논설위원
2007-05-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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