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민주당 길거리 정치의 허실/오일만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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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4-27 00:00
입력 2006-04-27 00:00
민주당은 ‘DJ 정권’을 뒷받침했던 집권 여당이었다. 지역감정 타파와 개혁정치를 표방해 국민들에게 열화같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지난 17대 총선을 거치면서 현재 원내 11석의 미니 정당으로 전락했지만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창당 초심은 변치 않았을 것이란 바람이었다.

이런 민주당이 최근 조재환 사무총장의 ‘4억원 수수 파문’으로 공천 비리당 대열에 오르게 됐다. 한화갑 대표는 국고보조금 19억원과 중앙당 당사 보증금 5억원이 차압될 위기에 직면해 어쩔 수 없이 받은 ‘특별 당비’라고 항변한다. 더욱 근원적인 이유로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갚지 않은 빚 때문에 벌어진 사태’라는 주장에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하지만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공감대와 함께 당 내부에서조차 ‘꼬마 차떼기당’이란 자조 어린 비난이 거세다.‘4억원 수수 파문’ 대처 방식도 눈총을 받고있다. 사건 직후 당 지도부는 ‘민주당 죽이기’로 반발했다가 여론이 좋지 않자 대국민 사과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특히 당 내부에서 적극 검토되고 있는 당사의 국회 주변 노천 이전, 즉 ‘길거리 정치’ 모색도 민주당의 본질을 의심케 하는 발상처럼 비친다.

17대 총선 직전인 2004년 3월 한나라당은 대선자금 비리와 관련,‘차떼기당’이란 비난이 거세지자 당사를 ‘천막’으로 옮겼다. 총선 와중에 당사는 ‘언론 사진용’으로 악용됐고 동정표 결집이란 소기의 목적을 거뒀다. 민주당 역시 자신들의 ‘처참한 현실’을 알려 호남표 결집과 ‘텃밭’ 지키기에 활용하려는 전략이 담겨 있다.

민주당이 꿈꾸는 길거리 정치는 한국 정치에 거세게 부는 ‘이미지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와도 겹쳐 있다. 본질보다 ‘겉포장’을 중시하고 정치의 ‘코미디화’를 가속화시키는 느낌이다.

공천 비리는 국가를 좀먹는 ‘현대판 매관매직’이다.“아무리 어려워도 정당한 방법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배웠다.”는 한화갑 대표의 자성처럼 새롭게 거듭나는 민주당을 기대해 본다.

오일만 정치부 기자 oilman@seoul.co.kr
2006-04-2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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