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붙잡는 ‘아련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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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기자
수정 2006-03-07 00:00
입력 2006-03-07 00:00
한편의 아련한 추억은 누구에게든 있다. 유쾌한 기억도 많겠지만 남에게 내보이기 싫은 기억도 있다. 마음 속에 남아있는 이같은 기억들을 반추시키는 ‘추억의 광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때 그시절을 더듬는 광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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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광고는 “맞아 나도 그랬었는데….”라는 공감대와 함께 “그 땐 그랬지.”라며 향수를 유발한다.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에게는 경험을 기억하게 하고 깊은 인상을 주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광고의 주목도가 높아진다.

LG생활건강은 최근 두발케어제품 ‘큐레어’를 알리는 추억편을 선보이고 있다. 광고는 비듬과 얽힌 김하늘의 추억 꾸러미를 풀어 놓는다. 고등학교 졸업식,MT를 가는 차 안, 친구 결혼식, 강의실 등에서 그녀의 모습은 항상 사진 뒤에만 있다. 그녀는 뒤에 있는 것이 항상 마음 편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비듬이었다. 어깨 위로 떨어지는 하얀 비듬 때문에 그녀는 항상 뒷줄을 원했다.

김하늘을 통해 보는 비듬은 좋지 않은 기억의 상징물이다. 광고는 비듬 때문에 한번쯤 겪어 봤을 법한 일상적인 소재와 함께, 잔잔한 배경 음악과 고운 영상미로 ‘추억’을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 형식을 띠고 있다. 특히 머리카락을 휘날리거나 직접 머리를 감는 내용의 기존 샴푸 광고들과는 달리 스토리가 있는 광고 콘티로 다른 샴푸 광고와 차별화를 이룬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광고는 우아함을 추억으로 표현하고 있다. 중년이 된 남녀의 아련한 첫 사랑이 소재다.

클래식한 분위기의 유럽 어느 건물 입구에서 한 남자와 여자가 회전문을 사이에 두고 스쳐 지나간다. 순간 무심한 듯 앞을 주시하던 남녀의 표정에 묘한 변화가 일어난다. 십 수년 전에 헤어졌던 첫 사랑과 재회를 하게 된 것이다. 서로를 알아챈 두 사람은 심경 변화가 복잡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색을 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각자의 길로 돌아서는 두 남녀. 이윽고 자신의 차 그랜저 앞에서 잠시 갈등하던 남자는 차를 몰고 시야에서 사라진다. 창 밖으로 멀어지는 남자를 바라보며 여자는 “참 많이 변한 당신, 멋지게 사셨군요.”라며 독백을 한다. 헤어진 지 오래돼 어떻게 지냈는지 알 수 없지만 추억 속의 그 사람이 살아온 모습을 그랜저라는 매개체를 통해 유추해 낸다. 아련한 느낌의 나나무스쿠리의 ‘트라이 투 리멤버(Try to remember)’ 배경음악이 더해져 진한 여운마저 감돈다.

추억에 코믹함을 더한 광고도 있다. 오뚜기는 ‘미소라면’ 광고에서 예전 LP판 음악을 틀어주는 음악 다방 상황을 재현했다. 신구는 음악을 틀어주는 DJ로, 윤미라는 그런 신구에 핑크빛 사랑을 느끼는 손님의 역할이다.15년 전 히트곡인 신승훈의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배경 음악과 함께 신구와 윤미라의 코믹 연기는 30∼40대의 젊은 시절 음악다방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2006-03-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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