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사정 ‘지표만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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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하 기자
수정 2005-09-16 10:44
입력 2005-09-16 00:00
고용 사정이 겉모습만 개선되고 있다. 실업률이 떨어지고 취업자는 늘었지만, 일용직 근로자와 구직단념자도 같이 증가했다. 경기가 회복돼도 고용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공장 자동화 등으로 생산성 증가만큼 고용이 늘지 않고 있어 고용시장은 당분간 불안정한 모습을 유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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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늘긴 했는데…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은 3.6%로 전년 같은 기간과 같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0.2%포인트 떨어진 7.9%를 기록했다.

8월 전체 취업자는 2284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6만 5000명이 늘어났다. 취업자는 지난 5월 46만명,6월 42만 4000명,7월 43만 4000명 등 4개월 연속 전년보다 40만명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산업별 취업자를 보면 제조업은 수출둔화와 해외투자 선호 등으로 올들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소매·음식숙박업도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이나 4월 -1.4%,6월 -1.0%,8월 -0.1% 등 마이너스폭이 둔화되고 있다. 건설업 취업자는 3월 이후 건설기성 개선으로 5월 이후 증가세다.

구직단념자 4년 반만에 최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단념자는 14만 8000명으로 2001년 2월 14만 9000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직단념자란 최근 1년 이내에 일자리 찾기를 시도하는 등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경력이나 근로조건, 능력 등과 맞지 않거나 일자리를 찾지 못해 현재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구직단념자는 실업자수에 포함되지 않아 실업률 계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주당 취업시간이 줄고 단시간 취업자가 늘어난 점도 특징이다. 지난 8월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5.8시간으로 지난해 8월(47.7시간)보다 1.7시간 줄었다.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는 82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의 78만 5000명보다 3만 9000명이나 늘었다.

설비투자가 관건

재정경제부 이호승 인력개발과장은 “주5일제 확산 등으로 근로시간 감소 추세가 지속되면서 자발적으로 단시간 근로를 선택하기 때문”이라면서 “단시간 근로자 비중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단시간 근로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선진국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선진국은 사회 안전망이 발달돼 있어 자발적 실업이나 근무시간 조정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설비투자가 늘어야 고용이 늘고 실업률이 줄어든다.”면서 “제조업 취업자 감소, 건설업 중심의 일용직 근로자 증가 등 고용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인건비를 줄여야 하지만 임금을 낮추거나 임금 인상을 억제하기보다는 신규고용을 줄이고 있는 점도 고용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1998년 이후 근로소득 증가율이 임금 상승률보다 대체로 낮다.”면서 “기업들이 신규고용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05-09-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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