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극으로 막내린 일확천금 망상
수정 2005-06-04 10:18
입력 2005-06-04 00:00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3일 사금을 캐러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으로 떠났다가 사업에 실패하자 이모(60)씨를 몽둥이로 때려 숨지게 한 윤모(62·경비원)씨와 김모(37·무직)에 대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아직 시에라리온에 남아 있는 또 다른 김모(38·노동)씨에게도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국제 공조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우리나라에서 수억원의 투자금을 모은 뒤 자신들의 돈을 들이지 않고 사금 채취 기술만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믿고 현지로 떠났다.
사금채취를 시작했지만 5개월 동안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투자금이 바닥나자 조급해진 김씨는 사업 실패 원인을 이씨에게 돌리기로 하고 한국인 직원 2명과 함께 지난해 10월 캠프 안에서 이씨의 양손을 묶고 몽둥이로 마구 때려 숨지게 했다. 돈을 벌어오겠다며 외국으로 떠났던 아버지가 사망한 소식을 듣고 이씨의 아들(35)은 현지로 달려가 기계에서 떨어졌다는 아버지의 갈비뼈가 여러 개 부러져 있는 등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또 나이지리아의 한국대사관을 몇 번이고 찾아가 진실을 밝혀내려고 동분서주했다. 이에 한국에 있던 부인과 딸도 경찰에 신고하고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를 바탕으로 타살 가능성을 열어두고 한국에 와 있던 김씨의 회사 종업원 2명을 불러 혐의를 추궁한 끝에 범행 사실을 자백받았다.
안동환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2005-06-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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