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현대상선 배 크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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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2-18 07:38
입력 2005-02-18 00:00
63빌딩보다 더 큰 거함이 100m를 ‘몽고메리’(세계 신기록 보유자)보다 더 빨리 달린다?

언뜻 상상이 잘 안 가지만 2년 후면 우리나라가 갖게 될 배의 모습이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사이에 배 전쟁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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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최근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6500TEU급 선박 3척을 발주했다. 그러나 이 기록은 하루 만에 뒤집어졌다. 현대상선이 이보다 훨씬 큰 8600TEU급 선박 6척을 하루 간격으로 주문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규모나 숫자면에서 (한진해운과)비교가 안 된다.”고 으쓱대고, 한진해운은 “그동안 살림이 어려워 못한 주문을 몰아치기한 것”이라며 시큰둥해했다. 배 못지않게 신경전도 치열하다.

●배 크기를 환산해 보니…

1TEU는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즉 현대상선이 이번에 주문한 8600TEU급 선박에는 컨테이너 8600개가 들어간다는 뜻이다. 이 배의 길이는 339m. 세로로 세워놓으면 63빌딩(249m)보다 90m가 더 길다.

거대한 몸집이지만 움직임도 가볍다.10만 8920마력의 주엔진을 달아 100m를 7.20초에 주파(시속 27노트)한다. 세계 신기록을 갖고 있는 미국 육상선수 몽고메리보다 2.58초 빠르다.

●현대중공업 어부지리

현대상선측은 “이번 주문으로 우리나라에도 사실상 9000TEU급 선박 시대가 열렸다.”면서 “한번에 많은 짐을 실어나를 수 있어 운송비 절감 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의 6500TEU급 선박이 다소 빛을 바랬다.

한진해운측은 “해운업계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어 배가 점점 커지는 추세”라면서 “그러나 선복량(컨테이너 적재용량)이 크다고 해서 꼭 물동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현대상선이 선박을 6척이나 발주한 데 대해서도 한진해운은 “지난해에 한 척도 발주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꺼번에 물량을 소화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5척을 발주하는 등 매년 신규발주를 꾸준히 내고 있다. 한진해운이 업계 1위자리 수성에 성공할지, 현대상선이 과거 영예를 재탈환할지 두고볼 일이다. 덕분에 배를 만드는 현대중공업은 톡톡히 ‘어부지리’를 챙기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5-02-1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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