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플린 KAIST총장 서울대강연
수정 2004-10-08 08:05
입력 2004-10-08 00:00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생물학 시대의 조직 물리학’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로플린 총장은 이날 손수 도면까지 그린 원고를 스크린에 비춰가면서 설명을 하다가 “그림을 너무 못 그려 죄송하다.”고 미안해하는가 하면,‘초끈(Superstring)이론’과 관련한 학생의 질문에는 “자세한 얘기는 올 겨울 한국에도 번역되어 나올 저서를 읽어보면 알 것”이라고 장난스럽게 ‘간접광고’를 하는 등 시종 유머러스하게 진행했다.
로플린 총장은 “현대 과학의 최대 관심은 자연이 인간사회처럼 스스로를 조직화하는 원리를 연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과학이란 마치 점묘법으로 그린 풍경화를 감상하는 것과 같아서,섬세하게 관찰하면 의미없는 사실만 보이지만,한 걸음 물러서면 전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로플린 총장은 자신이 노벨상을 탔던 ‘분수 양자 홀 효과’등을 언급하면서 “사람들은 종종 모든 사물의 근본 바탕이 되는 기본 입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기술하는 수식들을 풀면 우주에 있는 모든 사물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만물이론’은 일종의 커다란 농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기본 법칙 자체를 탐색할 것이 아니라,기본 법칙들을 가지치기하는 큰 조직 원칙을 탐색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지금 총체적으로 새로운 법칙을 탐색함으로써 과학을 재정의하는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플린 총장은 특히 “우리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사물의 궁극적인 원인을 알아냈기 때문이 아니라 자연이 친절하게 원리에 따라 스스로를 조직화하여 우리로 하여금 이해할 수 있도록 허락했기 때문”이라며 과학도들이 자연에 대해 경외감을 갖도록 충고하기도 했다.
로플린 총장은 “현대 과학의 탐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과학이 더 이상 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은 신화”라면서 “‘발견의 샘’이 고갈되어 가고 있다는 징조는 없다.”고 과학도가 아직도 할일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그는 “새로운 원리를 찾아내 인류에 공헌한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경험”이라면서 “언젠가는 여러분 가운데 한 사람이 이러한 경험을 갖기를 희망하며 나는 미래에 여러분들이 갖게 될 멋진 시간을 질투한다.”고 격려하면서 강의를 끝맺었다.
로플린 총장은 서울대가 지난달부터 매주 목요일 사회저명인사를 초빙해 여는 ‘관악초청강좌’의 세번째 초청연사였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2004-10-0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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