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美행정부가 빈라덴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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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6-29 00:00
입력 2004-06-29 00:00
|워싱턴 백문일특파원|현직 중앙정보국(CIA) 고위 관계자가 미국의 대테러 접근방식이 잘못됐으며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9·11 배후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에게는 ‘성탄선물’과도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제국의 오만:서구세계가 대테러 전쟁에서 지는 이유’라는 책의 시판을 앞두고 27일 ABC 방송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출연,“미 행정부의 도덕적 또는 관료적 소심함이 9·11을 전후한 알 카에다의 소탕작전에 방해가 됐다.”고 말했다.22년간 CIA에서 일했고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추격을 맡고 있는 이 관계자는 “1996년 이후 미국에 전쟁을 선언하고 2001년까지 미국을 7∼8차례 공격한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며 “어떤 형태로든 군사적 대응을 준비해야 했으나 관료적 용기가 없어 빈 라덴을 사살하거나 체포할 기회를 여러차례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9·11 이후에도 즉각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어야 하지만 한달 뒤인 10월7일에야 들어가는 바람에 알 카에다는 지방이나 파키스탄 등의 외국으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조지 테닛 전 CIA 국장을 비난하지는 않았으나 9·11 이후 미국의 가장 큰 실수는 정보당국 분야의 고위 관계자들을 경질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침공과 관련,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이 아닌 독재자나 국가를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이 전쟁은 실수였다고 말했다.이는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는 결과를 초래,빈 라덴에게는 뜻하지 않은 ‘성탄선물’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만든 것은 ‘무자헤딘 자석’으로,옛 소련의 침공시 아프가니스탄에 이슬람 저항세력이 몰린 것처럼 지금 이라크는 이슬람 세력을 위한 두번째 ‘성지’가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군의 이라크 주둔은 이스라엘을 보호하거나 유가 억제를 위한 것으로 비춰지며 조금도 고마움의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이슬람 테러세력이 미워하는 것은 미국의 자유가 아닌 미국의 정책이며 미 본토에서 9·11보다 더 황폐한 테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mip@seoul.co.kr˝
2004-06-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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