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재경부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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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11-26 00:00
입력 2002-11-26 00:00
공정거래위원회가 25일 재정경제부의 각종 공사발주 관련 ‘회계예규 조항’이 문제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가 재경부의 요청으로 이를 철회키로 했다.양측은 단순한 ‘법리해석의 문제’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나섰지만,최종 해결방식이 달라 적잖은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공정위가 재경부를 ‘피심인’자격으로 심판정에 세웠으나,재경부의 파워에 밀려 공정위가 꼬리를 내린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발단은

사태의 핵심은 재경부의 회계예규로 돼 있는 ‘공사계약 일반조건’상 정부기관이 발주한 공사에서 민간사업자들이 임의로 채권을 양도하지 못하도록한 약관에 문제가 있다는 공정위의 판단에서 출발했다.이에 따라 공정위는채권을 양도할 수 있도록 규정한 민법에 비해 지나치게 공사계약자에 불리해 ‘불공정 소지가 있다.’고 보고 27일 전원회의에 공식안건으로 채택할 예정이었다.

◆재경부의 입장

재경부는 민간대 민간의 계약과는 달리 국가대 민간의 계약에서는 선금이우선 지급되기 때문에 공사불이행에 따른부작용을 막기 위해 채권양도를 제외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의 회계예규에 따르면국가가 민간사업자 등으로부터 물품구입·용역발주·시설공사발주 등을 할때는 대금의 70%까지 선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시설공사의 경우 선금 지급과는 별도로 공사가 진행된 만큼 공사비(기성금)를 따로 준다.

재경부는 특히 공사이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외에는 양도할 수 없다는 조항이 들어있기 때문에 민간사업자가 채권을 양도하지 못함에 따라 받는 불이익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의 입장

공정위는 기존의 회계조항에 대해 나름대로 수긍하는 면도 적지 않다.다만민간대 민간의 계약은 동등한 입장에서 이뤄지는 반면,국가대 민간의 계약은 국가가 우월적 지위를 가질 수밖에 없고,이에 따라 남용될 소지가 적지 않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공정위 관계자는 “문제의 조항은 국가대 민간간의 특별약관 형태로 해결할 수 있다.”며 “그런데도 재경부는 민간사업자가동의하면 기존의 회계예규를그대로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주병철기자 bcjoo@
2002-11-2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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