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측 무계획·무신경·무대책/문제점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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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1-22 00:00
입력 1998-11-22 00:00
금강산 관광이 북한측의 ‘선별입국 파동’으로 첫 출항부터 매끄럽지 못하다.
처음부터 과정을 지켜 본 입장에서는 북한 측의 정치성 공세도 문제지만 현대측의 ‘3무’(무계획과 무신경,무대책)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현대 측의 대응방식이 ‘3무’로 지적되는 것은 출항 전부터 나타났다.일부 언론인들에 대한 북한 측의 입국불허 방침이 이미 떨어졌는데도 ‘일단 현장에 가서 보자’는 식이었다.전반적으로 현대 측의 대처는 미약하기 짝이 없다.‘관광객의 직장과 직위를 문제삼아 입·출국을 막지 않는다’는 보장서 내용만을 들먹이며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여러 갈래로 열린 현대 측의 대북 창구는 문제를 더욱 꼬이게 했다.현대측은 그룹 대북 사업단과 PR사업본부,현대상선 등 세곳에서 각기 북한 측과 접촉,현재 상황을 전했다.대북사업단에서 나간 직원은 대북사업단으로,PR사업단 소속 직원은 PR사업단으로,현대상선직원은 현대상선에 각각 다른 보고를올린다.조율되지 않는 첩보들이 각양각색의 목소리로 언론에 알려져 중구난방의 혼란을 자초한 것이다.
20일 금강호 잔류자 중 일부의 관광이 허용됐다는 일부 보도를 놓고 현대에서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KBS기자 8명이 이날 아침부터 관광에 나섰는데도 세곳의 창구는 밤늦게까지 현실과 동떨어진 엉뚱한 얘기만 늘어 놓았다.
현대상선 고위 관계자는 “금강호의 실무를 총괄하는 우리측 이야기가 정답”이라며 “현지 관계자와 통화한 결과 상황변화는 없었다”고 장담했다. 대북사업단 관계자는 “KBS기자 가운데 일부가 관광을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PR사업단은 “확인이 안된다”고 발뺌했다. 북한 측은 1차 관광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모든 관광객에 대한 입북을 허용했다.내심 마지막 날엔 입북시키기로 하고 첫날,이튿날에는 장난을 쳤는지도 모른다.북측의 ‘치고 빠지는’ 고도로 계산된 작전 앞에 현대는 속절없이 놀아나고 있다.<魯柱碩 joo@daehanmaeil.com>
1998-11-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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