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밭에 새길 1.6㎞… 복구 급진전/한강둑 유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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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9-17 00:00
입력 1990-09-17 00:00
【일산=육철수기자】 한강둑이 붕괴된지 나흘남짓만에 우회도로의 구축으로 물길이 막힌 16일저녁 경기도 고양군 지도읍 일산읍일대 침수지역 주민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유실된 둑부분의 수심이 예상보다 깊어 둑의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여겨져 시름이 그칠날 없던 주민들은 이날 한강물이 빠진 틈을 이용해 고수부지로 우회도로가 건설돼 강물의 유입이 차단됐다는 소식을 전해듣자 너도나도 복구의 의지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3백34m가 유실된 한강둑에는 이날 군용 치누크헬기 4대와 덤프트럭 1백9대,포크레인 21대 등 중장비와 복구작업반의 전인력이 투입돼 하오7시까지 유실된 둑 1백50여m를 복구한데 이어 하오7시10분쯤에는 1.6㎞에 이르는 우회도로를 뚫는데 성공했다. 복구작업반은 우회도로의 개통에 힘입어 이날 밤을 새워가며 유실된 둑부분에 흙을 메우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복구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정주영 현대건설명예회장과 이명박 현대건설사장은 『그동안 한쪽 둑에서만 복구작업을 벌여 공사가 늦어졌으나 오늘 우회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복구공사 기간도 예정보다 빨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우회도로는 이날 한강물이 빠진 틈을 타 고수부지쪽으로 흙과 돌을 메워 나가 완성한 것이다. 복구작업반은 그동안 끊어진 한강둑의 두쪽으로 나뉘어 한쪽 방향에서만 흙메우기 작업을 해왔으나 이제는 양쪽에서 덤프트럭 등 차량의 통행이 가능해져 작업능률을 훨씬 높일 수 있게 됐다.
한편 이 지역에는 일요일인 이날도 민ㆍ관ㆍ군 및 초ㆍ중ㆍ고교 학생까지 3만여명이 수해복구작업에 나서 비지땀을 흘렸다.
이 일대 침수지역은 이날 상오9시쯤 그동안 괴어있던 강물이 거의 모두 빠져나갔다. 이에따라 민ㆍ관ㆍ군 합동복구반은 소방차 등을 동원,도로청소와 벼세우기ㆍ의료ㆍ방역활동 등 수해복구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전국 각지에서 답지하는 성원과 구호품 등 온정에 용기를 얻어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으며속속 집으로 돌아가 침수됐던 가재도구 등을 꺼내 햇볕에 말리는 등 복구작업에 안간힘을 다했다.
또 이웃 수원ㆍ의정부ㆍ안산시 등 14개 시ㆍ군에서는 1백∼5백여명씩의 관공서직원을 보내 수몰 농경지의 벼세우기 등 복구작업의 일손을 거들었다.
경기도 교육위원회 등 35개 경기도내 기관 및 사회단체도 지도읍 신평리 등 수해 42개 마을과 자매결연을 해 수재민들의 아픔을 달랬다.
그러나 물에 완전히 잠겼던 지도읍 신평리와 일산읍 장항 4ㆍ5ㆍ6리 등 6개마을은 깊이 30㎝의 진흙벌로 덮여 수렁과 같은 모습이었으며 집들은 앙상한 뼈대만 드러내는 등 황폐상을 보여 주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1990-09-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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