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대박’ 월가 고가품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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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녀 기자
수정 2006-12-27 00:00
입력 2006-12-27 00:00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가 올해 사상 최대의 돈잔치를 벌이면서 고가의 부동산, 자동차 등 일명 ‘럭셔리 마켓’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라더스, 모건스탠리 등의 투자회사가 최고 6000만달러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을 비롯해 연말 월스트리트에 뿌려질 보너스 총 액수는 무려 239억달러(약 22조 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거액의 돈벼락을 맞은 금융인들이 고급 주택과 명품 자동차 등에 아낌없이 돈을 퍼부으면서 관련 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예컨대 한대에 25만달러인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는 없어서 못 팔 정도. 페라리 판매업체인 밀러 모터카스의 리처드 코펠만 대표는 “올해 한정판으로 나온 이 제품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면서 “대기자만 50여명”이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2000만달러짜리 맨해튼 부동산을 원하는 구매자가 2명이나 나타났지만 매물이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미 수백만달러를 호가하는 고급 아파트를 보유한 월스트리트 종사자들은 넘쳐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자녀들에게 500만달러짜리 아파트를 사주거나 자연 경관이 좋은 지역에 개인 별장을 사두는 일도 흔하다.

지난 3·4분기까지 하강국면이었던 맨해튼 부동산시장은 이 같은 ‘보너스 골드러시’에 힘입어 활황을 맞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더 내릴 것이란 기대감에 매입을 미뤄 왔던 구매자들마저 월스트리트 보너스 대박 뉴스에 겁먹고 서둘러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바람에 시장은 더욱 불이 붙었다.

그러나 수천만달러의 보너스를 받는 최상위 금융인과 달리 100만∼300만달러를 받는 중상위층들의 사정은 사뭇 다르다.

금융시장 전반이 혹독한 침체를 겪었던 2001년의 악몽을 떠올리며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택하는 실속파들이 많다. 시중은행의 한 이사는 “내년에 실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보너스로 받은 돈을 은행에 넣어둘 작정”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의 돈 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전 직원들에게 과소비 자제를 호소하는 음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블랭크페인은 지난주 월스트리트 역대 최대 보너스인 5350만달러를 받았다.

한편 올해 사상 최대의 연말 보너스는 골드만삭스 런던법인의 헤지펀드 책임자 피에리 앙리 플라망이 받은 5100만파운드(약 1억달러)라고 로이터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6-12-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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