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中企 직접투자’ 바람
이두걸 기자
수정 2007-08-14 00:00
입력 2007-08-14 00:00
●은행권 중기투자 ‘대세’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매년 중소기업에 직접 투자를 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대상은 신한은행과 거래하고, 상장이 가능하거나 상장 계획이 있는 우량 업체. 투자은행(IB) 요소와 중소기업 대출 요소를 합친 영업 방식이다. 지금까지 시중은행들은 사모투자펀드(PEF)를 설립·운용하면서 일반 기업에 투자해 왔지만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이 중소기업에 직접 투자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금융당국의 중기대출 ‘옥죄기’정책. 장기적·안정적 수익원의 하나로 직접 투자를 선택했다.
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경영권 획득이 아닌 지분 참여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입 등을 통해 기존 대출에서 얻던 연 5% 남짓보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를 위해 전국 170개 수준인 기업금융지점 통폐합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기업고객부 관계자는 “신한캐피탈 등 지주 관계사들의 벤처 투자 노하우가 중기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기업금융지점을 올해까지 100여개 수준으로 통합, 지점의 대형화·전문화를 유도하면서 직접 투자업무의 질을 높여가겠다.”고 설명했다.
10년 전부터 정책 금융의 일환으로 중기 직접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행의 투자금액은 지난 5월 말 현재 300개 업체 2630억원. 이를 통해 37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지분 참여는 15%까지만 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2005년 20개 업체 206억원, 지난해 33개 업체 529억원 등 최근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다. 오는 2011년까지 직접투자 대상 기업을 200개 정도 더 늘린다는 계획이라 투자금액은 3조∼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은행 투자금융부 조영욱 팀장은 “거래처 기업의 성장은 은행의 성장인 만큼 앞으로도 건실한 투자대상 기업을 계속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기 투자 선진국에서는 보편적
재계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자금 수요가 큰 신생기업 입장에서는 대출보다 투자를 받는 게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기업정책팀 유형준 과장은 “기업 투자는 리스크가 크지만 성공에 따른 이익은 대출의 몇 배”라면서 “융자에서 투자로 금융기관들이 방향을 트는 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기대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도 “은행이 우량 중소기업에 직접 투자하면 각각 안정적인 수익원과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독일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은행의 중기 지분 투자가 보편적인 만큼 은행 선진화를 위해 확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07-08-1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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