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보다 ‘살 곳’이 먼저…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기 간다”

이현정 기자
수정 2026-10-25 14:36
입력 2026-10-25 14:36
지역 취업 조건, 주거 지원이 임금보다 앞서
중소기업 기피 이유는 근무환경·조직문화 1위
신입에도 실무경험 요구…첫 취업부터 장벽
청년 절반 이상은 임금·복지·직무 등 조건만 맞으면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취업의 핵심 조건으로는 경쟁력 있는 임금보다 주거 지원이 더 많이 꼽혔다. 청년을 지역으로 이끌려면 근로조건뿐 아니라 살 곳과 출퇴근 여건까지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5일 발표한 ‘청년층 대상 중소기업 일자리 인식조사’에 따르면 만 19~39세 청년 1000명 중 55.3%가 조건이 맞으면 비수도권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비수도권 취업을 고려할 때 중요한 조건은 주거 지원(55.2%), 수도권 대비 경쟁력 있는 임금(47.5%), 교통·통근 지원(43.9%) 순이었다. 취업을 고려할 수 있는 지역은 비수도권 중소도시(39.8%)가 광역시(34.2%)보다 많았고, 조건이 맞으면 지역은 상관없다는 응답도 21.0%였다. 청년들이 대도시만 고집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반면 비수도권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족·지인과 떨어져야 하는 부담(61.3%)과 교통·접근성 문제(44.4%)가 높게 나타났다.
기업을 고르는 기준도 규모보다 실제 근로조건에 무게가 실렸다. 청년의 56.5%는 기업 규모보다 임금·근무 환경·성장 가능성 등을 중시한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이유로는 열악한 근무 환경·조직문화(52.3%), 낮은 임금(49.8%), 경력·성장 가능성의 불확실성(36.4%)이 차례로 꼽혔다. 중소기업 기피를 청년의 높은 눈높이 탓으로만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입사한 청년을 붙잡는 일도 과제였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청년 가운데 계속 근무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46.7%에 그쳤다. 과거 중소기업 근무 경험이 있는 청년 191명 중 58.7%는 근무 기간이 1년 미만이었다. 퇴사 이유는 낮은 임금(41.4%), 열악한 근무 환경(37.2%), 과도한 업무·장시간 근로(37.2%) 등이었다. 취업을 망설이게 하는 근로조건이 입사 후에도 퇴사 사유로 이어진 셈이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채용시장도 어두웠다. 올해 취업·채용 기회가 지난해보다 줄었다는 응답은 46.6%로, 늘었다는 응답(7.0%)을 크게 웃돌았다. 내년에도 채용 기회가 줄 것이라는 전망(40.3%)이 늘 것이라는 전망(9.4%)보다 많았다. 고용시장에서 겪는 어려움으로는 신입 채용에서도 직무·실무 경험을 요구하는 관행(52.0%)과 경력직 중심의 수시 채용 확대(48.7%)가 꼽혔다.
정부에 바라는 점도 취업 이후의 처우 개선에 집중됐다. 중소기업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원 과제로는 재직 청년의 임금·복지 향상(62.0%)이 청년 신규 채용 인건비·사회보험료 지원(44.1%)보다 많이 꼽혔다. 새로 뽑는 것만큼 입사한 청년이 오래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과 장기 재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임금·복지 격차를 완화하고 근무 환경과 조직문화를 개선해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세줄 요약
- 청년 55.3%, 조건 맞으면 지역 중기 취업 고려
- 주거 지원·통근 여건이 임금보다 중요하게 부상
- 낮은 임금·열악한 환경이 중소기업 기피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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