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정원 왜 그러냐” 美 눈밖에 났다는 보도에…정부 “사실 아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10-11 17:03
입력 2026-10-11 16:59
“러트닉, 대미투자 협상서 불신 전달”
국정원 대중국 활동·정보보안 입방아
산업부·국정원, 보도내용 일제히 부인
美는 정보·방첩 동맹 기준 준수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과의 대미 투자 협상에서 국가정보원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신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산업통상부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 전달 사실을 부인했고, 국정원도 다른 부처에서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이 정보·방첩 분야에서 오랜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아일보는 지난 9일 복수의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러트닉 장관이 최근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협상 과정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한국 국정원(NIS)은 도대체 왜 그러느냐’는 취지로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의 대미 투자 협상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정원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김 장관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고위 소식통은 러트닉 장관이 “국정원에 대한 인식이 심각하더라”라고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미국 측의 우려는 청와대에도 보고됐다고 한다.
美, 국정원 대중국 활동 우려설…정보·방첩 기준 강조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정원의 대중국 활동과 정보보안 문제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 인용한 미국 소식통은 미 행정부 내부에 국정원이 친중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있으며, 정보보안 문제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이 문제 삼았다는 구체적인 활동은 보도에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9일 설명자료를 내고 “대미 전략투자 협상 과정에서 러트닉 장관이 김 장관에게 국정원 관련 불신을 전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국정원도 “러트닉 장관 발언과 관련한 어떠한 내용도 다른 부처나 기관으로부터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현지시간으로 9일 한미 정보협력 상황을 묻는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우리는 한국이 수십년간 이어져 온 양국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길 기대한다”며 “특히 정보 및 방첩 관련 사안과 관련해 그렇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이 어떤 기준을 위반했는지, 구체적으로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러트닉 장관의 발언 여부에 대해서도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북 정보공유 일부 제한…국정원 “제공 총량 줄지 않아”한미 대북 정보공유 문제는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평안북도 구성을 공개 언급한 뒤 불거졌다. 미국은 이후 한국에 제공하던 북한 관련 정보를 일부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정 장관이 공개된 연구자료를 근거로 발언했으며 미국 측에도 경위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보공유가 일부 제한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군의 대비태세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5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외교당국 간 실무그룹 회의에는 국정원이 참석하지 못했다. 미국이 국정원의 불참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정원은 “수개월 전 일부 오해가 있었으나 이미 지난 일”이라며 현재는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11일에도 한미 정보협력이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이 현재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만 제공한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북한의 재래식 전력과 동향, 국제관계, 사이버·방첩 분야에서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정보의 공유가 제한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정보 제공 총량은 줄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세줄 요약
- 러트닉 발언 보도, 국정원 불신설 제기
- 산업부·국정원, 관련 전달 사실 부인
- 미국 측, 정보·방첩 기준 준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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