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연행사와 파이프오르간

서동철 기자
수정 2026-10-08 01:00
입력 2026-10-08 00:24
연경(燕京)이란 중국의 북경을 이른다. 명나라와 청나라에 다녀오는 사절단을 연행사(燕行使)라 불렀던 이유다. 당시 북경에 간 사람들은 특히 천주당을 방문했을 때 문화 충격을 크게 받았다. 낯선 석조의 건물 외관도 그렇거니와 파이프오르간의 음률에 감탄하고 사실적인 성화의 표현에 놀랐다.
실학자 홍대용은 남천주교당에서 파이프오르간을 관찰하고 모양이며 원리까지 ‘을병연행록’에 자세히 기록해 놓았다. 1766년 1월 9일이다. 이 때문에 홍대용은 파이프오르간과 조우한 최초의 조선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행록을 읽다가 북경에서 파이프오르간을 만난 또 다른 기록을 발견했다. 겉모습을 묘사하고는 ‘소리는 매우 밝고 상쾌해 어지럽거나 속되지 않았으니, 천기를 범하고 조화를 빼앗았다고 해도 안 될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1755년 동지사의 부사 정광충의 글이다. 그는 1756년 1월 21일 천주당을 찾았고 홍대용도 만났던 독일계 선교사 유송령(劉松齡)과 밤늦게까지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가 파이프오르간을 만난 역사도 10년 앞당길 수 있게 됐다.
서동철 논설위원
2026-10-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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