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변 위협·정치권 공방… 법정으로 가는 암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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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솔 기자
수정 2026-10-06 00:49
입력 2026-10-05 18:12

주연 유해진에 ‘불똥’
자택 앞 집회·광고 제품 불매 운동
문체부장관 “신변 위협엔 엄정대응”
여야 정치인들 ‘대립’
野, 육영수 옥천 생가에 모여 규탄
與, 영화 관람 독려·유씨 지원 사격
대법 유사판례 ‘관심’
‘의도적 악의’ 기준으로 형사처벌 판단
암시·의혹 제기는 표현의 자유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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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홍보물. 2026.9.28 연합뉴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홍보물. 2026.9.28 연합뉴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출연자에 대한 인신공격과 신변 위협까지 나타나자 문화체육부가 수사기관에 엄정한 법 집행을 요청했다. 여야 공방이 더해지는 가운데 법원은 ‘의도적인 악의’를 기준으로 형사처벌 여부를 최종 판단할 전망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5일 소셜미디어(SNS)에서 “경찰청에 ‘암살자(들)’ 관계자들에 대한 안전 조치, 거주지 앞 위협·협박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력히 요청했다”며 “비판이 도를 넘어 배우 자택까지 몰려가 신변을 위협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1974년 8월 15일 고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암살자(들)’이 박정희 대통령을 범행의 배후처럼 묘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형사 역할을 맡은 배우 유해진에게 불똥이 튀었다. 일부 보수단체는 전날 서울 성북구의 유씨 자택 앞에서 영화 상영 중단과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외모 비하 발언, 광고 제품 불매 운동도 이어지고 있다. 유씨의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인신공격과 모욕뿐 아니라 사생활 침해, 신변 위협, 명예훼손 등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배우의 권익과 안전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유씨를 지원 사격했다. 김민석 대표는 “정치가 참전할 곳은 민생”이라고 꼬집었다. 5선의 박지원 의원은 “국민 모두가 ‘암살자(들)’을 관람하는 것이 영화를 살리고 유씨를 돕는 길”이라고 했고, 최민희 의원은 “유씨의 정당한 방어를 응원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충북 옥천군의 육 여사 생가에 집결해 ‘암살자(들)’을 규탄했다. 장동혁 대표는 “역사 전쟁, 문화 전쟁”이라며 “불순한 의도로 역사를 왜곡했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암살자(들)’의 개막작 선정을 철회해 달라는 서한도 보낼 예정이다.

영화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과 제작사 관계자 등이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되면서 수사기관과 법원 판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업영화의 역사 각색이 의도적인 악의에 이르지 않는 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게 사법부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2019년 3월 영화 ‘아버지의 전쟁’에 대해 촬영 및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 영화는 김훈 중위가 1998년 2월 공동경비구역에서 사망한 사건을 줄거리로 다뤘는데, 김 중위의 부친이자 예비역 중장인 김척씨는 영화가 망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적법하지 않은 직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묘사됐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일부 허구 장면만으로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영화를 접하는 일반 관객도 모든 내용이 실제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전제한다”며 “역사 사실과 극적 허구 사이 긴장 관계도 참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명예훼손이 인정되려면 사실처럼 묘사했다는 게 명백해야 한다”며 “암시, 의혹 제기 등은 표현의 자유에 포함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한편 52년 전 육 여사 저격범 문세광을 직접 수사했던 김영수 변호사는 박정희 배후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 소속 검사였던 김 변호사는 “문세광의 단독 범행이 확실하다”며 “현장 검증을 통해 사실관계가 다 밝혀진 사안”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진솔·김기중·강윤혁·옥천 박효준 기자
세줄 요약
  • 배우 신변 위협과 인신공격 확산
  • 문체부, 경찰에 안전조치와 엄정 대응 요청
  • 여야, 역사 왜곡·표현의 자유 놓고 충돌
2026-10-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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