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규슈 탄광촌 한인들… 제비꽃처럼 피워낸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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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수정 2026-09-10 00:42
입력 2026-09-10 00:42

연극 ‘스미레 미용실’ 한국 초연
“60년 전 사고 고통, 지금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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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신(왼쪽 세 번째) 연출의 ‘재일 한국인 3부작’ 중 완결편 격인 연극 ‘스미레 미용실’은 1960년대 일본에 정착한 한국인의 삶을 조망한다. 수미 역 최지연(두 번째)과 서동갑(맨 왼쪽), 김동원(맨 오른쪽) 등이 열연한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정의신(왼쪽 세 번째) 연출의 ‘재일 한국인 3부작’ 중 완결편 격인 연극 ‘스미레 미용실’은 1960년대 일본에 정착한 한국인의 삶을 조망한다. 수미 역 최지연(두 번째)과 서동갑(맨 왼쪽), 김동원(맨 오른쪽) 등이 열연한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1951년 한국전쟁을 바다 건너에서 지켜본 사람들과 1965년 탄광이 무너지며 삶이 통째로 흔들린 사람들, 1970년 살아온 터전에서 밀려난 사람들. 재일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69)의 ‘이를테면 들에 피는 꽃처럼’(2007)과 ‘야끼니꾸 드래곤’(2008), ‘스미레 미용실’(2012)에서 이 세 시간대를 각각 붙들었다. 일본 신국립극장이 2016년 세 작품을 나란히 올리면서 ‘재일 한국인 3부작’으로 묶였다.

아버지가 1세, 어머니가 2세여서 스스로를 2.5세라 부르는 정의신 연출은 세 편을 통해 재일 한국인이 일본에 어떻게 정착했고 무엇으로 버텼는지를 무대에 새겼다. 마지막 편을 다 썼을 때 비로소 하나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완결편으로 불리는 ‘스미레 미용실’이 오는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한국 초연으로 오른다. 배경은 1965년 일본 규슈 탄광촌 ‘아리랑 고개’. 전쟁이 끝나도 돌아가지 못한 한국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해방 후에도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재일 한국인 수미는 일본 국적을 택한 남편 나루히로, 탄광에서 일하는 히데히로와 소소한 일상을 잇다가 폭발 사고로 상실과 이별을 맞는다.

낡은 이발소를 지키던 수미의 꿈은 ‘내 이름을 건 미용실’이었다. 공연 전 기자들과 만난 정 연출은 “제비꽃(스미레·すみれ)은 어디에나 피어 있고 길바닥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아무도 몰라본다”면서 “그래도 그 작은 꽃이 열심히 자신의 꽃을 피우며 살고 있다는 데 감명받아 이름을 붙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용실을 차리는 것을 타국에 정착하게 된 이방인이 “자기만의 작은 성을 이룰 수 있을지에 관한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정 연출은 탄광 사고를 지나간 일로 두지 않는다. 석탄에서 석유로 넘어가던 에너지 전환기에 노동자가 대거 해고되고 안전 확보가 안이해졌다고 짚으며 “현대 사회에서도 인원 감축과 재정 감축 때문에 인재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광 사고를 60년 전 일로 치부하면 거기서 끝나 버린다”며 “등장인물이 지닌 고통과 슬픔은 현대사회에도 통한다”고 덧붙였다.

원로배우 전무송이 조국을 잃은 세대를 상징하는 홍길을 연기한다. 수미 역의 최지연을 비롯해 서동갑(나루히로), 김동원(히데히로), 전국향(하츠미) 등이 열연한다. 공연은 10월 3일까지.

최여경 선임기자
세줄 요약
  • 재일 한국인 3부작 완결편 한국 초연
  • 규슈 탄광촌 배경, 정착과 상실의 서사
  • 제비꽃 은유로 이방인 삶의 기록
2026-09-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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