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때 변호인 참여제한 안내 논란
서울변회 회장 등 항의 방문 예정
경북의 한 경찰서가 조직폭력·마약 등 특정 사건에서 피의자 신문 과정에 변호인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고 안내해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북 상주경찰서는 ‘피의자 신문과정 변호인 참여제도’ 안내문에 변호인 참여가 제한되는 경우로 ‘국가보안법 위반·조직폭력·마약·테러 사건’을 명시했다. 또 ‘공범 등의 증거인멸·도주를 용이하게 하거나 관련 사건의 수사·재판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건’도 제한 대상으로 안내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제한 기준이 현행법과 맞지 않다는 점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피의자가 신청했을 때 변호인 신문을 제한할 수 없다. 현행 경찰수사규칙도 변호인 참여로 신문이 방해되거나 수사기밀이 누설되는 등 예외적으로만 참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헌법상 보장되는 변호인 조력권과도 충돌한다. 헌법 제12조 4항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사람에게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
변호사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원천적으로 변호인 참여를 제한하는 건 위법한데다 국가보안법 위반 등 특정 범죄유형을 못박는 건 더더욱 법적 근거가 없다”며 “공식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순열 서울변회 회장 및 총장단은 오는 16일 상주경찰서에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상주경찰서 안내문의 문구는 경찰이 피의자신문 변호인 참여제를 처음 도입한 1999년 지침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헌재 결정 등을 거쳐 2007년 형사소송법에 변호인 참여권이 명문화됐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과거 제작된 안내문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 같다”며 “즉시 안내문을 제거했으며, 실제 변호인 조력을 제한한 사례는 없다”고 해명했다.
손지연·김희리 기자
세줄 요약
- 상주경찰서 안내문, 특정 사건 변호인 참여 제한 명시
- 형사소송법·헌법상 변호인 조력권 충돌 논란 확산
- 변호사협회 대응 검토, 서울변회 항의 방문 예고
2026-09-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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