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9만명 ‘역대 최고’… 초등 교실 덮친 잔혹한 ‘야차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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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현 기자
김가현 기자
수정 2026-09-10 00:39
입력 2026-09-10 00:39

6년새 피해 3배 폭증… 초등생 5.7%
언어 폭력 줄었지만 신체 폭력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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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에 야차할래?”

전남 목포의 한 초등학교에선 고학년생 사이에서 ‘야차룰’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야차룰은 서로 상해를 입어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합의한 뒤 맨 몸으로 벌이는 무규칙 격투를 뜻한다. 처음엔 장난처럼 시작됐지만 갈수록 심각한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게 학교 현장의 이야기다. 목포의 한 초등교사 A씨는 “센 학생이 약한 학생을 때리고 싶으니까 ‘야차하자’고 강요한다”면서 “일부 아이들은 맞지 않기 위해 격투기 학원을 다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7월 경북 포항에선 초등학생과 중학생 총 6명이 야차룰을 벌인 결과 한명은 치아가 부서지는 큰 부상까지 입었다. 지난 5월 충북 청주에선 20대 여성이 10대들과 야차룰에 내몰렸다가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포항의 초등교사 B씨는 “아이들이 이런 싸움을 ‘장난’처럼 여긴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올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전체 학생의 2.9%, 약 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야차룰 등 신체폭력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9일 이러한 내용의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16개 시도교육청과 공동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약 39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319만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올해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학생수는 9만 1600명으로, 전체의 2.9%를 기록했다. 피해 응답자 수는 2020년 2만 7000명(0.9%)에서 6년 만에 3배 이상 뛰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의 피해응답자 수가 5만 6500명(5.7%)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보다 0.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중학생은 2만 6200명(2.3%)으로 0.2%포인트, 고등학생은 8600명(0.8%)으로 0.1%포인트 올랐다.

피해 유형 가운데는 언어폭력이 37.8%로 가장 많았고, 집단 따돌림 17.1%, 신체폭력 15.7%, 사이버폭력 7.0% 등이 뒤를 이었다. 언어폭력은 1.2%포인트, 사이버폭력은 0.8%포인트 감소한 반면 신체폭력은 1.1%포인트, 집단 따돌림은 0.7%포인트 증가했다. 가해 이유로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가 30.6%로 가장 많았다.

야차룰 등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학생들의 미디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야차룰을 다룬 콘텐츠를 접한 학생들이 격투를 일종의 오락처럼 여긴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도교육청, 경찰청과 협력해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활용한 예방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가현 기자
세줄 요약
  • 학교폭력 피해 9만1600명, 역대 최고 기록
  • 초등학교 중심 신체폭력·따돌림 증가 추세
  • ‘야차룰’ 유행, 장난 인식 속 부상·강요 확산
2026-09-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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