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80%가 보약 아닌 ‘치료제’인데…건보 보장률은 고작 3.3%

이현정 기자
수정 2026-04-29 12:59
입력 2026-04-29 12:59
복지부 ‘제8차 한약소비실태조사’ 발표
첩약 처방 10건 중 8건 ‘질환 치료용’
한방 급여 비중 3.3% 불과… 서민들 발길 돌려
픽사베이
지병으로 서울의 한 한의원을 찾은 A(67)씨는 침 치료를 받은 뒤 한의사로부터 탕약을 권유받았지만 결국 발길을 돌렸다. 침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몇만 원이면 가능했지만 함께 복용해야 효과가 좋다는 첩약은 수십만 원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A씨는 “침은 보험이 되는데 똑같이 치료를 위해 먹는 약은 왜 보험이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방 의료가 ‘보약’ 중심의 건강증진 단계를 넘어 ‘질병 치료’ 중심으로 재편됐지만, 건강보험 보장은 여전히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9일 발표한 ‘제8차 한약소비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방 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첩약(탕약) 용도는 대부분 질환 치료였다. 한방병원의 경우 첩약 처방의 84.7%가 치료 목적이었고 흔히 ‘보약’으로 불리는 건강증진 목적은 13.9%에 그쳤다. 한의원 역시 치료 목적이 77.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환자들이 체감하는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의료 전체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64.9% 수준에 달하지만, 전체 급여 진료비에서 한방 진료비(침·한약 등)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기준 3.3%에 불과하다.
한방 의료의 보장률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핵심 치료 수단인 첩약이 여전히 ‘건강보험 시범사업’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첩약 시범사업은 지난 10년간 축적된 한의 임상진료지침 중 치료 효과와 급여 요구가 높은 질환에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해 의료비 부담을 낮추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2020년 11월 1단계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안면신경마비 등 6개 질환을 대상으로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 올해 12월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표준화와 안전성·유효성 검증 문제로 전면 급여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조사에서 한방 의료기관들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일제히 ‘보험급여 적용 확대’를 꼽았다. 치료 효과가 빠른 탕약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93.4%에 달했지만 높은 비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왕형진 한의약정책과장은 “침이나 뜸은 일정 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으나 첩약은 현재 시범사업 단계로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라 급여 비중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연말 2단계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향후 제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세줄 요약
- 첩약, 보약보다 치료 목적 비중 압도적
- 건보 보장률 낮아 환자 비용 부담 지속
- 업계, 보험급여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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