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박록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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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삼 기자
수정 2022-07-07 02:13
입력 2022-07-0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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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길섶에서
사랑은 삶의 역동성 그 자체이자 무한한 지속의 약속이다. 생명을 가진 어떠한 종도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 누군가는 그저 본능적인 행위로 취급할는지 모르지만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고 존재의 이유를 또 다른 사랑으로 확인하는 일은 숭고함 자체다. 동서고금의 많은 예술가와 철학자가 사랑을 칭송하거나 사유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사랑 시인’으로 통하는 정호승 시인은 시 ‘그리운 부석사’에서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고 처연히 노래했다.

사랑 자체를 본능이자 존재의 이유로 삼는 일은 아름다워서 슬프다. 서울 서북부 일대에 파리떼가 나타났다. ‘계피우단털파리’라는 정식 이름이 있지만 3~4일 사는 동안 암수가 꼭 붙어 날아다니는 모습에 ‘사랑 벌레’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많은 ‘모솔’(모태솔로)들이 “나는 저 벌레만도 못한 것이냐”고 자조했다 한다. ‘사랑 벌레’ 녀석들이 정호승 시인의 시를 읽었을 리는 만무하겠지만 시적 삶을 사는 생명체들이다.





박록삼 논설위원
2022-07-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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