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 굴욕 겪은 조선인, 무의식에 남은 ‘불안’

조희선 기자
수정 2017-06-30 18:06
입력 2017-06-30 17:58
조선 사람들은 식민지라는 공동체에서 치욕스러운 역사를 경험한 ‘레 미제라블’(비참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일제와 서구 열강에 의한 굴욕이 일상화되면서 자존감, 인격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정체성을 부정당하는 끔찍한 시간을 견뎌야 했다. 식민 지배 경험이 아니었다면 겪지 않았을 정신의 상흔은 민족과 역사의 심연에 켜켜이 쌓여만 갔다. 과연 식민지 경험이 조선인들에게, 현재 한국 사회에 남긴 상처는 얼마나 깊은 것일까.
저자는 각종 신문과 잡지, 책 등의 자료에서 얻은 구체적인 사례를 수집해 식민지 당시의 다양한 풍경을 꼼꼼히 그려낸다. 저자는 그간 우리가 미처 몰랐던 식민사회 조선인의 생생한 민낯을 바라보는 일은 현재를 직면하기 위한 통과의례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은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난 후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빠른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성취했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불안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인종차별과 식민주의에 맞선 사상가인 프란츠 파농이 식민지의 민족문화를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완전한 탈식민화라고 했듯이 저자는 식민지민의 피부 밑에 서린 감정을 온전히 파악해야 한국 사회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7-07-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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