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140자의 혁명, 18분의 마법/이순녀 논설위원
수정 2010-06-05 00:24
입력 2010-06-05 00:00
‘140자의 혁명’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트위터의 위력은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휘되고 있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에 트위터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영국 총선에서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선거뿐만 아니다. 이란 반정부 혁명,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 태국 반정부 시위 등도 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전파됐다. 2006년 3월 처음 등장한 트위터의 사용자는 전 세계적으로 1억 4000만명에 달하며, 이중 한국인 사용자는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아마도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활약과 입소문에 힘입어 더욱 빠르게 증가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트위터의 힘은 소통과 개방, 공유에서 나온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대로 하고, 내가 듣고 싶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제한 없이 들을 수 있다. 리트윗 기능을 통해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정보 공유가 이뤄진다. 물론 잘못된 정보의 유포나 유언비어가 양산될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은 이미 정보의 독점이나 폐쇄를 용인하지 않는 소셜네트워크, 소셜미디어 시대로 접어들었고, 누구도 그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게 됐다. 우리가 할 일은 소통과 개방, 공유의 장점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얼마 전 한 강좌에서 집단지성, 소셜의 힘이 멋지게 작동하는 사례들을 알게 됐다.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의 공동 저자 송인혁씨가 들려준 얘기다. 올초 출간된 이 책은 기획, 집필, 출판까지 180명이 넘는 트위터 사용자들이 공동 참여해 만들었다. 마케팅도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발적 홍보에 기대고 있으며, 인세 수익은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사례도 놀랍지만 더 흥미로웠던 건 TED다. 테크놀로지(Techno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의 약자로 미국에서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 콘퍼런스다. 해마다 빌 게이츠, 제임스 캐머런, 앨 고어 같은 세계적 유명인사들이 연사로 참여해 제한시간 18분 안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여기까지라면 기존의 콘퍼런스와 다를 바 없다. TED의 진정한 가치는 모든 콘텐츠를 웹사이트(www.ted.com)에 무료로 공개해서 누구든 맘대로 다운로드하거나 퍼갈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비영어권 국가의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번역에 참여해 한국어를 비롯한 수십개의 언어로 볼 수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이렇게 해서 ‘18분의 마법’이라 불리는 TED의 강연들은 전세계에서 2억 번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TED의 슬로건은 ‘전파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다. 아이디어는 소수의 독점물이 아니라 널리 확산될 때 더욱 가치가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다. 개방을 통한 공유, 소통을 통한 협력의 가능성. 소셜미디어 시대가 우리에게 던지는 기회이자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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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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