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깃털 속으로…
박상숙 기자
수정 2008-10-30 00:00
입력 2008-10-30 00:00
제 철 만난 다운점퍼시장 후끈
전례없이 불어닥친 경제한파 탓에 존재감이 부쩍 과시되고 있다. 다른 겨울 외투류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 경기불황으로 인한 에너지 절약형 패션인 ‘웜비즈룩’이 강조되는 터라 다운 제품은 얼어붙은 의류 업계를 녹일 훈풍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시즌 재미를 본 업체들은 물량을 대거 늘렸고, 다운은 쳐다보지도 않던 브랜드들도 경쟁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덕분에 골라 갖는 재미는 더욱 쏠쏠해졌다. 가격은 20만~40만원대가 대부분.8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도 있지만 얇아진 주머니 사정을 감안한 10만원대 기획상품도 정식 매장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0만원대 기획상품도 당당히 한자리
다운점퍼의 체중 감량 이야기는 이제 구문이다.‘깃털처럼 가볍게’는 기본으로 갖춰야 할 덕목. 평균 180~300g 정도다.‘초경량’이라는 이름표를 달지 않으면 눈도장을 받을 수 없다. 푸마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다운백을 사용하지 않고 봉제선으로 나누어진 칸마다 거위털을 개별 주입하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휠라는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신소재를 사용해 부스럭거리는 마찰음은 최소화하고 정전기 완화에 힘썼다.K2의 다운 내장형 고어텍스 재킷은 겨드랑이에 환기(벤틸레이션) 시스템을 사용, 땀 배출을 용이하게 해 쾌적한 착용감을 자랑한다.
다운 점퍼는 출근용으로는 격에 맞지 않는다고 여겨졌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불기 시작한 비즈니스 캐주얼 바람이 이러한 편견을 말끔히 깨뜨리고 있다. 신상품 화보집을 보더라도 출근 복장으로 제안한 스타일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여성 제품의 경우 지난해 허리선까지 내려오는 스타일이 대세였으나 휠라·엘로드 같은 브랜드에서 벨트가 달린 사파리 스타일의 비중이 높아졌다.
●눈부신 광택감… 색 스펙트럼도 다양
여성은 날씬함을, 남성은 볼륨감을 원하는 등 다운 제품은 성별에 따라 소구점이 확연히 갈린다. 남성들은 가슴팍을 강조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스타일의 변화가 많지 않은 편. 코오롱 헤드가 내놓은 ‘히어로 다운’은 그라데이션 효과로 남자옷의 단조로움을 피했다. 양면으로 입을 수 있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식지 않는 레이어드(겹쳐입기)의 인기로 조끼 스타일이 대거 눈에 띈다. 헤드는 특이하게 ‘드라이빙 베스트’로 이름을 붙였는데 앞자락을 뒷자락보다 짧게 한 것이 특징이다. 야외 활동은 물론 운전석에 앉았을 때 앞 부분이 접히지 않아 거추장스럽지 않다는 설명이다.
‘튄다’라는 말은 다운 제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표현이다. 유독 촌스러울 정도로 과감한 색상을 입어왔기 때문이다. 마치 무채색 계열의 외투가 판치는 회색빛 겨울 거리를 화사하게 물들여야 할 임무라도 띤 것처럼 말이다. 이번 시즌이라고 달라질까. 검정, 감색, 카키 등 무난한 기본 색상부터 은색, 노랑, 초록, 보라, 하늘색, 분홍 등 색의 스펙트럼은 여전히 넓다. 또 하나 공통된 특징을 뽑자면 눈부신 광택감을 입었다는 것. 지난해에 비해 광택 제품이 부쩍 증가했다. 별다른 고민 없이 칙칙한 겨울 옷차림에 포인트를 주기에도 편해졌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8-10-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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