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한나라 승리이후 기상도] 민주 안도속 서울 참패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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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영 기자
수정 2008-04-10 00:00
입력 2008-04-10 00:00
“참패지만 선전했다.”

9일 총선 성적표를 받아든 통합민주당의 반응이다. 정부 여당의 독주에 최소한의 견제는 가능하다는 자체 평가다.

심리적 저지선으로 상정했던 80석대를 넘기면서 한숨을 돌렸다. 출구조사 때만 해도 70석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하면서 ‘재앙’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돌았다.

특히 경기도와 제주도, 충청북도, 불모지인 영남 일부 지역에서 선전하면서 그나마 제1야당으로서 체면치레는 했다. 막판 견제론에다 현역 인물론에서 앞선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수치적 패배를 떠나 정서적 체감지수만 따지면 역대 선거와는 비교가 힘들 정도의 패배다. 향후 정국의 방향타인 서울에선 참패를 면치 못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개표방송 직후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아직 국민들께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 의지가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장 당의 존폐 문제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 지도부의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당분간 아노미 상태가 지속될 것 같다. 추미애·원혜영·정세균 의원 등 중진급 의원들의 리더십에 따라 노선과 정체성 확립과정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향후 정국이 보수진영간 주도권 싸움으로 전개되면서 범진보 진영은 종속변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비록 손 대표가 “한나라당의 독선을 견제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유일 야당으로서 더 큰 책임을 느낀다.”고 했지만 민주당의 독자적 견제는 사실상 버겁다.

의회권력의 균형추가 무너진 탓이다.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범진보 진영과의 연대가 불가피하지만 세력화 자체가 불투명하다. 당분간 각자도생하는 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선명한 정체성을 가진 야당으로 서는 길 이외엔 마땅한 출구가 없어 보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008-04-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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