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D-16] 朴 “공천 속았다 지도부가 책임져야”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전광삼 기자
수정 2008-03-24 00:00
입력 2008-03-24 00:00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가 23일 4·9 총선의 공천에 대해 “무원칙하고 어리석었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이미지 확대
박 전 대표의 초강경 발언으로 총선을 불과 보름 앞두고 한나라당의 과반의석 확보 목표에 비상이 걸린 것은 물론 총선 후에도 극심한 내홍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공정 공천’을 약속했던 사실을 상기시킨 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제가 속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어쩌면 속을 줄 알면서도 믿고 싶었다. 약속과 신뢰가 지켜지기를 바랐다.”면서 “그러나 결국 저는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공천은) 한마디로 정당정치를 뒤로 후퇴시킨 무원칙한 공천의 결정체”라면서 “이번 공천에서 상향식 공천은 사라지고, 당헌·당규도 무시됐다.”고 맹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심지어 당 대표가 비례대표 영입에 대해 대통령에게 칭찬받았다고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일까지 있었다.”며 청와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작금에 당에서 일어나는 공천파동과 당 개혁 후퇴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도부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그는 “그 책임은 당을 더 개혁하지는 못할망정, 이미 개혁되어 있는 것조차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시킨 당 대표와 지도부가 져야 할 것”이라며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강 대표는 이와 관련,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총선의 승리를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면서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앞서 조윤선 대변인을 통해 “당 대표로서 공정 공천을 주문했고 누구를 지지했다고 해서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도 “공천은 전적으로 한나라당의 몫으로 청와대가 개입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청와대가 언급할 것이 못된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고, 당내 친이측 인사들도 ‘지역구 행사’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는 등 ‘무시 전략’으로 일관했다.

박 대표는 또 “공천이 이렇게 잘못되게 된 데는 당 대표와 지도부가 정치개혁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없고, 무능하기 때문”이라며 강재섭 대표와 이방호 사무총장 등 지도부에 거듭 직격탄을 날렸다.

박 전 대표는 향후 총선 지원 유세 여부와 관련,“제 선거도 있고, 지원유세 계획은 없다.”고 말해 당 소속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친박(親朴·친 박근혜)측 공천 탈락인사들이 주축인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 연대’ 출마자들의 지원 여부에 대해서도 “제가 그분들을 지원할 수는 없다. 참 억울한 일을 당한 분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잘 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과거 국민들에게 드렸던 많은 약속들이 지금 깨져가고 있지만, 여기서 포기하지 않겠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2008-03-24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