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어때?]‘숨바꼭질’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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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2-24 00:00
입력 2005-02-24 00:00
도대체 찰리가 누굴까? 예고편이나 영화정보 프로그램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서 못 견디겠다는 반응을 보이게되는 영화 ‘숨바꼭질’(Hide and Seek·25일 개봉). 하지만 최근 궁금증만 증폭시킨 뒤 말도 안되는 반전과 결말로 김빠지게 했던 많은 영화들을 떠올리며 ‘혹시 또?’라는 의구심이 마음 한 켠엔 존재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숨바꼭질’은 찰리의 존재를 터뜨린 이후에도 긴박감을 잃지 않는 힘 있는 스릴러다.‘식스 센스’의 대형폭탄급까지는 아니지만, 차곡차곡 공포와 의문을 쌓아가며 결말로 치달은 뒤 여운까지 남기는 솜씨가 보통 이상은 된다. 적어도 ‘반전 강박증’에 걸린 영화는 아니다.

아홉살의 귀여운 소녀 에밀리(다코타 패닝)는 어느날 욕조에서 손목을 긋고 자살한 엄마의 시체를 본다. 데이비드(로버트 드 니로)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접고, 딸 에밀리가 새로운 환경에서 자라게 하기 위해 뉴욕 외곽으로 이사를 간다. 하지만 아빠의 기대와 달리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는 에밀리. 게다가 에밀리는 찰리라는 상상 속 친구와 놀이를 시작한다.

아이는 공포영화의 단골손님이다. 천진난만하고 한없이 약한 듯 보이면서도 어른의 시선으로 예측할 수 없는 속내를 지닌 신비한 존재이기에, 관객의 허를 찌르는 공포심을 자아내는데 적합하다. 이 영화 역시 미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아이 에밀리의 모습 속에 공포의 가해자이자 동시에 피해자인 이중적 시선을 심어놓는다.

에밀리의 ‘보이지 않는 친구’ 찰리는 에밀리의 환상일까 아니면 에밀리의 가족을 해치려는 실제의 불청객일까. 보이지 않는 존재와 신비스러운 아이에 대한 공포심을 자양분 삼아 하나둘 단서를 뿌리며 가지를 쳐가는 스토리 전개는, 피튀는 장면 없이도 더없이 오싹한 공포를 낳는다.

물론 눈치가 빠른 관객이라면 찰리가 누군지 알아채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내러티브가 촘촘한 편이어서 먼저 알아내더라도 영화가 서서히 뿌려왔던 씨를 거두는 과정이 흥미롭게 느껴질 만하다. 영화의 속도와 같게 찰리의 존재를 파악했다면 영화가 끝난 뒤 다시 곱씹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그 과정 안에 어둡게 드리워진 현대사회 가족의 음울한 초상도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다.

에밀리의 상태에 대한 미묘한 여운을 남기는 1분 50초 가량의 에필로그는 2가지로 만들어졌다. 영화의 수입사는 두 종류의 프린트를 반반씩 들여와 극장마다 서로 다른 버전을 상영한다. 어떤 극장에 어떤 버전이 상영되는 지는 사전에 밝히지 않는다. 두 에필로그가 조금은 다른 느낌이지만 ‘대세’에 큰 지장을 줄 만큼 결정적인 장면은 아니다.‘위험한 유혹’의 존 폴슨 감독.15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2005-02-2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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