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파 중용 ‘항명’ 봉합,검사장급이상 38명 교체… 사상최대 ‘서열파괴’
수정 2003-03-12 00:00
입력 2003-03-12 00:00
●盧대통령의 동기 17회 요직 진출
이번 인사에서는 사시 16회까지 고검장으로 기용하고,‘흠있는’ 인사들을 한직으로 ‘좌천성’ 발령을 냄으로써 몸에 밴 습관처럼 굳은 인사관행을 무너뜨렸다.기수 서열을 파괴해 사시 16∼19회를 중용,발탁하고 공과를 따져 자리를 배치했다.서울지검장 등 검찰의 4대 요직에 16∼18회가 자리를 잡아 검찰의 중심축으로 떠올랐고 18∼19회는 법무부의 핵심 참모가 됐다.송 총장 내정자나 대검 차장에 임명된 김종빈 대검 중수부장은 ‘소신파’ 검사라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적으로는 PK(부산·경남)출신이 주요 보직에 전진 배치됐다.노 대통령의 사시 17회 동기들도 요직에 진출했다.정상명 법무부차관,안대희 중수부장,이기배 공안부장 등이 그들이다.학맥을 따지자면 그동안 소외를 받았던 경기고와 부산고 출신이 약진했다.대통령과 직설적인 토론도 벌였던 소장파 검사들은 소신있는 검사를 발탁한 인사안에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울분 토한 고참 검사들,줄사퇴
고참 검사들의 반응은 다르다.13∼15회의 선배들은 과거 수사의 잘못이나 단지 최고참이라는 이유만으로 ‘저공비행’을 했다.파격 인사에 반발하던 정충수 검사장 등은 ‘타협’에 의해 잔류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불만은 극에 이르고 있다.김종빈 대검차장과 정진규 서울고검장을 제외한 나머지 14∼15회 검사장들은 모두 한직으로 밀려났다.자신들의 진로를 모르고 인사 발표를 본 검사장들은 뒤늦게 항의하며 사의를 표명했다.부산고검차장으로 발령난 김규섭 검사장(15회)과 전주지검장으로 전보된 김영진 검사장(14회)은 이날 인사 발표 뒤 사표를 던졌다.김원치 대검 형사부장도 곧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盧대통령 뜻 관철된인사
결국 노무현 대통령의 혁신,서열파괴의 의도가 관철된 인사였다.소장 검사들의 집단반발,노 대통령과 검사들의 대화는 이번 인사에 정당성을 부여해 준 요식절차가 된 셈이다.청와대에서는 간부들의 사퇴를 겁내는 것 같지 않다.오히려 간부들의 용퇴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2003-03-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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