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냉동차 안 시신과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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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1-30 00:00
입력 2003-01-30 00:00
두산중공업 노조 및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29일 노동부 기자실을 찾아 노동부에 대한 ‘서운함’을 털어 놓았다.두산중공업 ‘노조원 살생부’ 사건을 들어 노동부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하는 자리에서였다.
노조탄압을 이기지 못해 지난 9일 새벽 6시 두산중공업내 노동자광장에서 분신자살한 두산중공업 노조원 고 배달호씨.
그의 시신은 지금도 드라이아이스로 채워진 냉동탑차 안에서 두산중공업 노사간의 줄다리기를 지켜보고 있다.
가압류를 이기지 못해 인간으로서 최후의 항거방법인 자살을 택한 배씨의 심정은 어땠을까? 부인과 두딸을 놓고 분신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분신 직전에 싸늘한 아스팔트를 내려다보며 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꿈꾸었을까? 배씨는 유서에서 이렇게 썼다.‘더러운 세상 악랄한 두산.내가 먼저 평온한 하늘나라에서 지켜볼 것이다.’
그러나 배씨가 사망한지 한달이 가까워져도 사태는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노조는 해직근로자 복직,가압류 해제 등 일괄적인 타결을 원하고 있고 사측은 법대로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사태해결 전망은 요원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부는 손을 놓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문상은커녕 조화 한 송이,조전 한 장 보내지 않고 있다.
노동부는 “전례가 없다.”라는 이유로 문상을 꺼리고 있다.또 두산중공업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특별근로감독도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방관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 현장의 애로점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노동부의 임무라고 할 수 있다.이것을 방관하면 노동부의 존재의미는 없다.노동부는 이제라도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김 용 수
사회교육팀 차장dragon@
2003-01-3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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