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 산책] 생각 뒤엉키는 늦여름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1-08-13 00:00
입력 2001-08-13 00:00
아직 한여름인데도 아침이면 선선한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지루했던 장마와 무더위가 한풀 꺾인 기세다.찬바람이불면 공부를 시작한다는 수험생들에게는 불안감을 가져다주는 징후이다.

올해 사법시험도 대부분의 일정을 끝마치고 2차시험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금번 2차 유예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내년 1,2차시험을 준비하리라.

대학 도서관에서,신림동의 학원이나 독서실에서,혹은 이름모를 산사에서 공부하고 있을 그들은 무슨 생각에 젖어있을까.아직까지 시험 후유증과 여름날의 여유를 느끼고있는 것은 아닐까.리듬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닐까.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의 유일한 빛이며 희망은 ‘합격’이다.

외로울 때도 있고 지칠 때도 있지만 이를 참고 견디는 것은 바로 그 빛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만일 올해 2차시험에서 고배를 마셔도 내년 1차시험을 준비한다면 우리는진정 그 빛을 찾아 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젊은 시절의 여름밤은 길기도 하다.

최근 몇년간 1차와 2차 동시 합격자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는 있지만 많은 수험생들은 동시 합격을 바라지는않는다.합격을 향한 길이 멀고도 험하고,본인의 실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1차시험의 고됨을 겪은 바로 직후 2차시험 준비는 만만치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상당수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그렇다면 내년엔 합격할 수 있는 것일까.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자신감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다만 맹목적으로 합격을 기다리면서 자신에게 충실하고자 다짐할 뿐이다.이는 내년 1차를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부족한 기본실력,새로 변경된다는문제 유형,아직 출간되지 않는 교재,엎친데 덮친 격으로너무나도 무더운 날씨….



그러나 이들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지금이 가장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때인 것이다.부채질하면서 책을 읽던몇년 전이 기억난다. 지금은 잘 갖추어진 냉방시설로 ‘연장’ 탓도 할 수 없다. 내년부터 선택과목이 하나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공부량은 크게 다르지 않다.언젠가부터유행하는 모의시험을 충분히 풀어보기 위해서는 여전히 두꺼운 교과서를 읽어야 할때이다.

△이현종 사시로 대표
2001-08-13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