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대폭락/ 투자전략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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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4-18 00:00
입력 2000-04-18 00:00
●87년엔 어땠을까 투자전략 수립에 앞서 87년 10월 19일의 미국 주가 대폭락(1차 블랙 먼데이)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당시 다우지수는 하룻만에 전주말보다 22%나 폭락했다.직전 고점 대비로는 34% 떨어진 수준.이후 다우지수는 약 2주정도 급등락을 거듭하는 심한 변동성을 보인 뒤 매우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결국 1년3개월 뒤에야 하루 하락폭 22%를 회복했다.직전 고점인34%를 회복한 것은 그로부터도 6개월이 더 지난 뒤였다.
물론 87년의 상황을 지금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당시는 미국 경제가 호황초기였던 반면,지금은 사상 최장기 호황(110개월째)의 끝무렵이어서 사정이 더 불리하다는 지적이다.분명한 것은 최근 나스닥 하락폭이 직전 고점 대비 34%로,87년의 다우지수와 거의 같은 정도로 조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블랙 먼데이가 올 경우 무조건적으로 주식을 투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지금 팔기엔 손실이 너무 커 의미가 없고,차라리 장기적으로 반등을 기다리는 게 낫다는 지적이다.물론 여기엔 미국이든한국이든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추가로 폭락하긴 힘들다는 시각이 전제돼야 한다.
현재로선 미 경제의 펀더멘틀이 공황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고,미 정부도 장기호황의 동력이 돼온 증시가 좌초하도록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전문가들이 무게를 두고 있다.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미 증시가 비록 추가폭락한다 하더라도 갈수록 동조화가 수그러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경기호황 초기이고 대다수 주식이 미국 주식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반등할 경우 18일 새벽 미 주가가 반등할 경우엔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는게 낫다는 전문가들이 많다.87년의 예에 비춰보더라도 미 증시가 금세 상승기로 접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고,우리증시도 수급불균형으로 상당기간 옆걸음을 칠 수 있다는 것이다.삼성증권 전상필 애널리스트는 “최소 5월초까지는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규 매수는 주식 값이 많이 싸지긴 했지만,추세가 가닥이 잡힌 뒤 주식을사는 게 안전하다는 지적이 다수다.그러나 장기투자를 각오한다면 지금 들어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다.이 경우 아직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첨단기술주보다는 제조업 위주의 가치주가 유망한 편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서킷 브레이커'란.
17일 거래소시장에 사상 처음 발동된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는 주가 등락폭이 갑자기 커질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미국 주가 폭락에 따른 시장붕괴를 막기 위해 98년 12월7일 도입됐다.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10%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동안 지속될 경우 발동된다 이날 증권거래소에서는 9시4분 전날보다 90.77포인트(11.3%) 폭락한 710.12를 기록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면 20분동안 모든 종목의 호가 접수와 매매거래가 정지된다.하루에 한차례만 발동되며 장종료 40분전에는 발동될 수 없다.
코스닥시장은 지난 1월12일 서킷 브레이커 규정을 신설했다.지수가 직전 매매거래일의 최종 수치보다 10% 이상 떨어진 뒤 이같은 상태가 1분간 지속될경우 모든 종목의 매매거래가 중단된다.그러나 이 규정은 오는 12월1일부터시행되기 때문에 이날 폭락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에서는 발동되지 않았다 한편 뉴욕증시의 거래중단 규정은 다우존스 주가평균지수가 전날 종가보다50포인트 이상 떨어지거나 상승하면 S&P500 주가지수에 포함된 주식의 전자주문 거래를 제한한다.
박건승기자 ksp@.
2000-04-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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