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설 50년 마사회 현안‘과제] 경마인구 1000만…건전레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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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10-23 00:00
입력 1999-10-23 00:00
한국마사회가 올해로 창설 반세기를 맞았다.매출규모 3조 2,000억원에 경마인구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둔 세계8위의 경마대국으로 올라 섰다.하지만고도성장의 이면에는 ‘비리의혹’ 등 상흔이 깊게 배어 있고 경마를 바라보는 일반 국민들의 시선도 여전히 곱지가 않다.안팎의 시련속에서 건전 국민 레저스포츠로 거듭나기 위해 진통하는 마사회의 현안과 새 천년의 과제를짚어 본다.

■말썽많은 발주사업 최근 끝난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마사회 발주사업에 대한 몇가지 쟁점을 들여다 보면 모두가 합리적인 입찰방식을 찾지 못한데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지난 7월 불거진 전광판 교체사업과 전산발매시스템 관련 의혹도 결국 업체의 기술수준이나 자격을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인 평가기준이 없어 빚어졌다.

마사회는 지난해초 전산발매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면서 6개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넘겨 받아 기술평가작업을 벌였다.그러나 지난 5월 14일 1차 평가결과발표를 앞두고 긴급심의위원회를 열어 4개 항목에 대한 평가기준을 변경해의혹을 샀다.

변경사유는각 평가항목별 채점기준 때문.그중에서도 업체의 투입인원에 대한 평점 산정방식이 말썽이었다.마사회가 당초 마련한 73개 항목의 평가기준에는 투입인원(배점 5.45점)이 포함됐지만 상한기준이 없어 무조건 많이 써낸 업체가 점수를 높게 받도록 돼 있었다.이럴 경우 적정인원을 써낸 업체는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아질 수 밖에 없었던 것. 모순을 없애기 위해 마사회는뒤늦게 기준을 바꿨고 이 과정에서 업체순위가 뒤바뀌는 소동이 벌어지고말았다.

같은 방식으로 입찰한 옥외 전광판사업도 마찬가지.국내 6개업체가 낸 기술제안서 1차 평가결과 모두 기준에 미달됐다.이에 따라 마사회는 입찰방식을가격경쟁 방식으로 되돌렸으나 덤핑입찰 등이 우려된다며 또 다시 협상계약으로 환원하는 진통을 거듭했다.다행히 참가업체가 모두 자격미달을 자인했지만 입찰방식을 두차례나 변경하는 바람에 특혜시비에 휘말린 것.

평가작업에 참가한 김준년교수(중앙대)는 “이같은 문제는 정확한 평점방식과 국내 업계의 기술수준 등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탓”이라며 “문제점을업체가 인정하고 있는만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결과를 공개해 의혹을해소해 주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다 급여·퇴직금의 허실 마사회는 지난해 5월 13년을 근무한 박모 부장의 퇴직금(5억3,000만원) 때문에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당시 13년차(3급 7호봉)의 월평균 급여는 409만원.상여금과 성과급 등이 포함된 액수였지만 일반 공무원에 견줘 거의갑절에 달했다.한바탕 홍역을 치른 마사회는 같은 해 10월 노조의 반발을 무릅쓰고 서둘러 봉급 및 상여금을 대폭 삭감했다.이 결과 지난해 10월에 퇴직한 인모 부장은 3억5,000만원(명퇴금 포함)을 받았다.근속연수가 같은데도불과 5개월 사이에 무려 1억8,000만원(40%)이 준 것.이 때부터 직원들의 연봉도 크게 줄어 13년차가 월평균 309만원으로 100여만원이 줄었다.

하지만 노조와의 합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김철주 마사회 인사팀장은 “봉급과 퇴직금이 올해초 이미 30∼40%가량삭감됐으나 노조측의 거부로 임금규정을 고치지 못해 불필요한 오해를받고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도깨비불’ 같은 부정경마 의혹 꼬리를 무는 부정경마 의혹에 대처하는 마사회는 마치 실체도 없이 난무하는 ‘도깨비불’에 홀린 모습이다.사실 대부분의 경마인들은 부정경마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한다.지난 93년부터 개인마주제가 시행돼 마주 조교사 기수 등이 각기 독립적으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관계로 바뀌었기 때문이다.양보나 타협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 것.

국감자료에 따르면 90년 이후의 부정경마는 모두 37건.이 가운데 36건이 개인비리나 경마정보를 미끼로 한 사기였다.마사회측은 이 가운데 부정경마로밝혀진 사례는 단 1건이라며 “기수나 조교사에게 향응을 제공한다고 해서경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자신한다.송하일 마사회 보안처장은 “마필관계자 등이 말의 컨디션 등을 외부인에게 대단한 비밀인양 알려 주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는 마사회가 공식 제공하는 예상정보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박성수기자 songsu@ *오영우 한국마사회장“신나고 즐거운경마 만들것” “경마가 건전 국민 레저스포츠로 뿌리 내리려면 올바른 경마정책이 선행돼야 합니다” 오영우 한국마사회장은 “창설 50주년을 맞은 경마를 더 이상 사행문화의상징으로 전락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정부의 경마정책 부재와 국민의식 전환을 경마 선진화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오회장은 역대 마사회장 가운데 손꼽히는 개혁인사로 평가 받고 있는 인물.

그의 경마지론은 신나고 즐거운 경마장 만들기.이를 위해 마사회의 명칭을경마공원으로 바꿨으며 부정경마를 차단하기 위해 기수협회도 독립시켰다.하지만 그는 “마사회 내부의 수술에 앞서 정부의 확고한 경마정책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며 “경마인구 1,000만명 시대에 경마홍보를 제한하고 있는 현실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또 고객 환급률을 선진국 수준(80%)으로 끌어 올리고 국산마의 양산체제를 갖춰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회장은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마사회 발주사업 의혹과 관련,“마사회에 대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잘못된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박성수기자]*선진경마로 가는길 ‘선진경마의 핵심은 재미와 환급금’-.기획예산처는 올해초 지난해 4.3%(1,050억원)였던 마사회의 사업이익율을 6%로 높이라고 통보했다.돈을 좀 더벌어 들이라는 얘기다.마사회는 지난해 구조조정을 통해 예산 25.3%(325억원)를 삭감했다.이 상태에서 사업이익율 1.7%를 높이려면 300여억원을 더 벌어야 한다.가장 손쉬운 방법은 인건비와 경마상금 감축.하지만 올해초 이미 인건비와 상금을 대폭 삭감한 상태여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게 마사회의 입장.

이 문제는 정부와 마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경마인들의 심기는 불편하기만 하다.경마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고객환급률은 여전히 최하수준.경마가 건전 국민 레저스포츠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고객들에게 재미와 함께 적정한 환급금을 보장해주는 것이라는 게경마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국내 경마 환급률은 72%.미국 영국 호주 등외국(80%)에 견줘 턱없이 낮다.이와는 대조적으로 세율은 이익금의 19%로 세계최고 수준.더구나 마사회 이익금 가운데 80%는 공익자금으로 쓰인다.

마사회는 출범 반세기를 계기로 경마장을 가족 레포츠 공간으로 만들어 누구나 적은 돈으로 맘껏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한다.그러기 위해서는환급률 인상뿐만 아니라 쾌적한 환경과 경주마의 질을 높이는 일도 당장 풀어야 할 숙제다.고객 증가율은 연간 20%에 달하고 있는 반면 국산말 육성 등‘인프라’는 제자리 걸음이다.

‘경마는 도박’이라는 일반의 부정적 인식도 정부와 마사회가 조속히 풀어야 할 과제.경마 대중화를 선언한 마당에 사행성 행위로 분류해 홍보를 제한하는 것은 모순일 수 밖에 없다.또한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원거리 투표방식을 도입하고 다양한 승식(勝式) 개발을 통해 관전의 흥미를 더하는 것도 작지만 큰 고객 서비스라 할 수 있다.

[박성수기자]
1999-10-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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