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우려 기업에도 대출 ‘비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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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3-02 00:00
입력 1999-03-02 00:00
■대한매일 입수 농협 여신 현황 농협의 부실여신액이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알려진 규모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대한매일이 1일 단독입수한 농협의 ‘부실기업 여신현황’에 따르면 96년 8월 이후 부실화된 여신만도 6,530억원에 이른다.그러나이들 외에 97년 말 쓰러진 고려증권과 동서증권에 각각 300억원과 400억원을 대출해 준 것으로 확인돼 부실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부실여신은 부도로 아예 문을 닫았거나 화의단계의 기업들에 빌려줬던 돈들로,회사정리절차에 따라 일부 회수할 수 있는 여신도 있지만 아예 떼이게 된 돈도 포함돼 있다.돌려받더라도 화의과정에서 변제조건이 크게 악화돼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더욱이 진로와 해태 거평 뉴코아 등 자금사정 악화로 이미 부도가 우려됐던 기업들에 대한 여신이 적지 않아 대출 과정에서의 비리의혹마저 제기된다.

농협의 부실여신은 지급보증이 5,666억원,대출이 864억원이다.대표적인 부실여신으로는 화의 인가가 난 진로에 빌려준 395억원과 회사정리 단계의 세모에 빌려준160억원 등이다.이 밖에도 한주통산(183억원) 해태제과(233억원) 거평유통(208억원) 신호상사(321억원) 엔케이텔레콤(149억원) 대농(209억원) 태일정밀(102억원) 뉴코아(256억원) 영진약품(155억원) 한일합섬(253억원) 등에 지급보증을 섰거나 빌려준 돈들도 회사 부도로 부실여신이 됐다.

농협은 이들 기업이 대부분 회사정리 단계에 있거나 화의 인가를 받은 상태여서 여신 회수에 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그러나 변제조건이 턱없이 나빠져 사실상 상당액을 손해보게 된 상황이다.

예컨대 건영그룹(96년 8∼9월 부도)의 계열사인 ㈜건영,건영종합건설,글로리산업개발 등 3개 회사에 빌려준 95억원은 정리계획이 인가되면서 10년 거치 10년 상환에 연 8.75%의 저금리로 조건이 악화됐다.대한산업(97년 5월 부도)에 빌려준 3억원과 대일산업(97년 5월 부도)의 3억원은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진로(97년 4월 부도)에 지급보증을 섰던 395억원은 원금의 경우 5년 거치 5년 상환으로,이자는 연 10.5%로 변제조건이 나빠졌다.그나마 매달 진로로부터 공급받는 소주와 양주 등 물품으로 대금을 결제하고 있다.해태제과의 233억원도 과자류 등 물품으로 채권을 회수하고 있다.

이밖에 농협은 97년 말 고려증권과 동서증권에 각각 300억원과 400억원을지원했으나 지난해 초 이들 회사가 부도가 나 회수에 차질을 빚고 있다.회사정리 단계의 고려증권으로부터는 대출금의 절반인 150억원을 회수하지 못할전망이다.동서증권 역시 6개 지점 사옥을 담보로 520억원의 근저당을 설정해 놓았으나 부도난 지 1년이 다 되도록 단 한차례의 입찰도 실시하지 못해 회수에 기약이 없다.
1999-03-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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