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최고 어른’ 군수:5(공직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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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1-30 00:00
입력 1998-11-30 00:00
◎기관장 모임땐 항상 座長 역할/원만한 업무협조에 필수/軍 관계자와도 관계 긴밀/몇달만 지나도 마당발 변신

업무를 원활히 이끌기 위해 군수는 다른 기관 및 단체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 경찰서·교육청·세무서 등 관공서는 물론 지역에 산재한 각종 관변 및 자생단체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가져야만 한다.

농협·수협·농지개량조합 등과는 필수적으로 업무협조를 해야 하며 조합장들과도 친분을 유지해야 한다. 군단위에서는 군수·경찰서장·농협조합장이 3대 기관장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또 새마을운동본부·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자유총연맹·재향군인회 등 지역 내 관변단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청년회의소(JC)·라이온스·로터리클럽 등 순수한 민간단체 회원들과도 일정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다.

‘마당발’로 유명한 任璟淳 강원도 양구군수(59·재선)는 “군수는 지역의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군수를 오래하면 자연히 마당발이 된다”고 강조한다. 다른 기관장들과는 업무를 떠나 정기적으로 저녁에 친목모임을 갖는다. 물론 이 자리에서 군수는 나이가 많든 적든 당연히 좌장이 된다.

지난 66년 28세로 최연소 군수를 지낸 姜祐赫씨(60·경기도 안성·강화군수 역임)는 “당시 다른 기관장들은 대개 50대였지만 아무 거리낌없이 아들뻘인 나를 좌장 취급해주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모임과 각종 단체가 주최하는 저녁행사는 거의 술자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군수와 술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이룬다. 술을 좋아하는 군수는 별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술자리가 곤혹스럽기만 하다.

林明煥 전북 완주군수(65·재선)는 술을 전혀 못하는 스타일. 거의 매일 있는 저녁행사가 부담스럽다. 대신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관내에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경우는 군관계자들과도 긴밀한 관계가 필요하다. 울릉도와 독도 등으로 구성된 특수지역인 경북 울릉군의 鄭宗泰 군수(58·재선)는 관내에 주둔하는 각종 군부대 및 해경,기무사·안기부 관계자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지역안보 문제를 논의한다.

관선 시절에는 소위‘유신사무관’출신 군수들이 군과의 관계에 있어 남다른 수완을 발휘했다. 육사 26기 출신으로 지난 86년 경기도 가평군수를 지낸 千明洙씨(51·경기도 부천부시장)는 각종 행사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군부대의 지원을 잘 이끌어내기로 유명했다.



민선 군수의 권한은 막강하다. 권위는 관선시절에 비해 떨어졌지만 인사권·재정운영권·인허가권 등 권한은 반대로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인사권이 돋보인다. 민선 군수의 조직장악력이 관선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다는 평가가 여기에서 비롯된다.

관선시절에는 군수가 계장(6급) 이하에 대한 인사권만 행사하고 과장(5급)인사는 도에서 했지만 지금은 전직원에 대한 실질적인 임면·승진·전보권을 군수가 행사한다. 중앙정부가 인사권을 갖고 있던 부군수도 지난 7월1일자로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군수의 손아귀로 들어왔다.<金學準 hjkim@daehanmaeil.com>
1998-11-3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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