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세기 사빈 논설위원(외언내언)
수정 1998-03-14 00:00
입력 1998-03-14 00:00
그러나 요즘의 TV드라마가 보여주는 이혼의 행태는 이혼이 마치 한접시의 수프를 시켰다가 물리는 것처럼 쉽게 취급되는 인상이다. 서울YMCA ‘좋은방송을 위한 시청자모임’이 지적한 TV3사의 아침드라마는 이혼을 ‘지나치게 가볍게’ 다루는 것이 문제다. 시어머니와 남편과의 사소한 감정갈등, 남편이 다른 여자를, 자신이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되어 이혼을 선택하고 이 과정에서 아무도 자녀들의 문제를 고려하거나 가정의 모습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혼과 더불어 전문직에 취직하여 직장인으로서 자유롭게 혼자 살수있다는 식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실업자사태로 하루하루가 우울한 나날이다. 여성의 사회진출의 길이 말처럼 쉽지도 않을뿐더러 가장들 실직후 가족간의 슬픔이 안으로 감춰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시기에서 그런 무신경한 소재를 다루는 작가도 문제다. 가족간의 따뜻한 배려가 필요한 때 TV드라마가 앞장서한 가정을 무너뜨리는 이혼을 있을수 있는 일처럼 다룬 격이다. 또 성실하게 살아가는 주부들에게 이혼을 일상적으로 비추는 것은 유감이 아닐수 없다.방송의 힘으로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되살리고 일깨울 때다.
1998-03-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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